더위에 지쳐 면역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늘어 ’대상포진‘ 환자도 증가 추세라 주의가 필요하다.
대상포진은 특별한 계절적 요인이 있는 질환은 아니지만, 대개 기온이 오를수록 환자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므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다. 극심한 통증에 ’통증의 왕‘ 이라 불리는 대상포진의 예방법을 알아보자.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몸속의 신경절에 잠복하고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면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대개 어릴 때 수두에 걸린 적이 있는 사람에게서 발생하며 일반적으로 50대 이상에서 흔히 생겨 노인성 질환으로 인식됐지만, 최근 젊은 층에서도 쉽게 발병하고 있다.
이 병의 특징적인 증상인 피부 발진은 심한 통증이 먼저 생기고 3일에서 10일이 지난 후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발진이 먼저 생기거나 발진 없이 통증만 있는 때도 있어 진단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때문에 물집이 나타나기 이전에 신경통·디스크·오십견·요로결석 등 다른 질병으로 오인하기 쉽다. 많은 환자가 다른 진료과를 찾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대상포진에 의한 후유증과 합병증도 주의해야 한다. 발진 등의 증상이 주로 몸 한쪽에서만 나타나는 대상포진은 얼굴 주위에 생기면 얼굴 한쪽이 마비되기도 하면 눈에 생기면 안구에 흉터를 남겨 시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또 골반 부위에 생기면 방광 부위 신경을 손상해 소변을 보는 것이 힘들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피부 병변은 2주에서 4주가 지나면 흉터나 색소침착을 남기고 치유된다. 그러나 통증은 물집이 사라질 때까지 계속 남아있고 치료가 어려울 때도 종종 있다. 통증은 신경 손상과 중추신경의 변화로 옷깃만 스쳐도 통증이 생기는 신경병성 통증이 나타난다. 이후 피부가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와도 통증이 계속되는 경우도 있따.
통증이 계속되는 경우 합병증으로 볼 수 있으며 특히 몸이 허약한 노인의 경우 통증이 계속되는 경우가 흔하게 발생한다. 이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고 하는데, 환자 중 20% 정도가 신경통 합병증을 겪게 된다. 따라서 질환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대상포진은 일찍 치료할수록 치료 효과가 좋다. 피부 병변 발생 후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피부 발진을 피부병이라 오해하기 쉽지만, 신경의 염증과 손상에 의한 것이므로 반드시 신경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발병 즉시 휴식 및 안정을 취해야 하며 상처에 자극성 강한 반창고보다는 항생제가 포함된 거즈를 사용해야 한다.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규칙적인 생활과 적당한 휴식이 필수다. 과음·과식·과로를 피하고 정기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로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질 때 대상포진이 발병할 위험이 커 더위에 지치지 않도록 무리한 야외활동도 피하는 것이 좋다. 갑자기 몸의 한쪽 부분에서 심한 통증이 발생한다면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대상포진에 걸렸을 경우, 면역력이 떨어지는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 있으므로 접촉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중선 을지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는 “증세를 악화시키지 말고 물집이 번지거나 터지기 전에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며 “발병 초기에 바이러스 치료와 통증 치료를 함께 받으면 최소한 대상포진 치료 후 통증이 계속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