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어깨 관절 부위엔 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 이렇게 4개의 힘줄이 있습니다.
이 힘줄들이 관절을 끌어당겨줘야 팔을 들거나 내리고, 또 돌리는 동작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힘줄도 오래 쓰면 즉, 나이가 들면 탄력을 잃고 약해지고 또 느슨해집니다.
또 끊어질 수도 있습니다.
힘줄이 끊어져 통증을 유발시키고 어깨 활동 범위를 제한하는 질환, 오늘 이 시간에 ‘회전근개 파열’에 대해 알아봅니다.
<리포트>
가족들 뒷바라지에, 가사를 챙기느라 여념이 없었던 신영남 씨.
정작 자신의 몸은 돌보지 못했습니다.
갈수록 심해진 어깨 통증 때문에 팔을 들어 올리는 것은 물론 잠을 청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어깨 힘줄이 끊어졌다는 진단을 받은 신 씨.
결국 힘줄을 다시 잇는 봉합술을 받고나서야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신영남 / 68세 회전근개 파열 환자
“수술 전에는 엄청 아팠어요. 높은 데 있는 것을 꺼낼 수도 없고, 잠도 못 잘 정도로 밤을 새우고 만날 진짜 눈물을 많이 흘렸어요, 아파서. 지금은 너무 좋아요. 이제 조심해야죠. 무거운 것은 들지 말고….”
회전근개 파열은 가장 흔한 어깨 질환으로 꼽힙니다.
외부 충격으로 인한 파열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 비율은 10% 미만입니다.
대부분은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퇴행성 변화 때문에 견디다 못한 힘줄이 끊어진 경우입니다.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어깨에 무리를 주는 작업을 많이 하는 직업군을 제외하면 대개 50대를 전후해 나타나기 시작하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발병 빈도는 더 높아집니다.
여지현 교수 / 동국대일산병원 정형외과
“다치지 않더라도 저절로 주름살이 생기듯 힘줄의 변성이 오게 되는데요. 세포가 줄어들게 되고 회전근개 힘줄을 이루는 섬유질들이 줄어들게 되면서 퇴행성 변화가 오고 약해지면서 저절로 힘줄이 찢어지게 됩니다. 또 다른 외인성 인자가 한 가지 더 있는데, 흔히들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충돌증후군이라고. 어깨 회전근개 힘줄과 어깨 위쪽에 있는 천장뼈 사이에서 팔을 들 때마다 천장뼈와 회전근개 힘줄이 맞닿는 충돌로 인해 힘줄 파열이 있을 수 있는데, 이 두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스튜디오>
어깨 힘줄 파열로 인한 증상은 주로 통증으로 나타납니다.
통증은 어깨 관절의 앞 또는 옆쪽부터 아래쪽까지 내려오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팔을 들어 올리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릴 때 통증이 심해지는데요.
누운 자세에서 더 악화될 수 있고, 특히 밤 사이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일단 파열이 진행되면 근력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팔을 들어 올린 채 10초 이상 버티기가 힘들다면 회전근개 파열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리포트>
회전근개 파열과 함께 발병 빈도가 높은 어깨 질환이 또 하나 있죠.
오십견입니다.
두 질환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증상을 보이는데요.
회전근개 파열이 원래 붙어있던 어깨 힘줄이 떨어져 나간 것이라면, 오십견은 어깨를 둘러싸고 있는 관절막이 딱딱하게 굳어버리는 현상을 보입니다.
여지현 교수 / 동국대일산병원 정형외과
“오십견은 만세를 하려고 할 때 어느 특정 각도 이상 되면 아무리 누가 들어 올려주려고 해도 어깨가 굳어버렸기 때문에 더 이상 들 수가 없고요. 회전근개 파열은 팔을 들 때 아프긴 하지만 거의 정상 범위에 가깝게 팔을 들 수 있다는 점이 두 질환의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또 다른 차이점은 방금 말씀드린 대로 회전근개 힘줄 파열은 힘줄이 끊어졌기 때문에 팔을 드는 힘이 정상에 비해 많이 감소하는 것이 특징적인 소견인데, 오십견은 힘줄 파열이 없기 때문에 팔을 드는 힘이 비교적 잘 유지되는 것이 중요한 감별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두 질환은 별개로 보이지만, 회전근개 힘줄 파열이 지속되면 이차적으로 오십견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회전근개 파열과 오십견이 함께 나타나는 사례도 많아 진단을 통해 조기에 다스릴 필요가 있습니다.
호전을 위해서는 먼저 진통제나 인대 강화 약물 등을 투여하는 보존적 치료가 이뤄지지만, 소용이 없다면 수술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특히 회전근개 힘줄이 50% 이상 훼손된 경우라면, 찢긴 힘줄을 다시 원래 자리로 갖다 붙여놓는 봉합술 등이 도움이 됩니다.
방치하면 파열 부위는 더 커지고, 수술 후 다시 끊어지는 재파열 비율도 덩달아 뜁니다.
여지현 교수 / 동국대일산병원 정형외과
“일반적으로 확인하는 환자들에 비해 상당히 큰 파열 크기라고 보시면 되겠고, 파열 사이즈가 약 4cm 정도 되기 때문에 대파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수술은 이 힘줄을 원래 붙어있어야 될 상완골 골두 대결절 부위까지 끌어당겨 꿰매게 되고 힘줄을 다시 이곳에 붙이기 위해서는 대결절 부위에 나사못을 세 개 정도, 이 환자 분은 세 개를 사용했는데요. 나사못 세 개를 삽입하고 나사못에 달려 있는 실을 이용해 끌어당겨서 원래 자리에 갖다 붙여놓게 됩니다. 왼쪽이 수술 전 사진이고 오른쪽이 수술 후 사진이 되겠고, 수술 전 이렇게 비어있던 이 공간이 수술하고 나서 보시면 빈 공간 없이 힘줄이 원래 자리에 잘 끌어당겨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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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봉합술을 하면 통증이 해소되고, 어깨 관절 기능도 크게 좋아질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파열이 적을 때 치료하면 그 효과를 더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습니다.
봉합술을 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힘줄은 다시 끊어질 수 있는데요.
1cm 미만의 파열일 때 재파열이 일어날 확률은 5%라고 합니다.
하지만 파열 부분이 3cm 이상이면 재파열 확률은 35%로 커집니다.
전문의들은 어깨 힘줄이 끊어지는 퇴행성 변화를 막긴 어렵지만, 그 변화를 가속화하고 악화시킬 수 있는 인자들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피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쉽게 말해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무리가 되는 동작을 반복적으로 하지 말자는 얘깁니다.
한쪽 어깨가 안 좋다면 될 수 있으면 다른 쪽 어깨를 활용하고, 부득이하게 같은 일을 반복해야 한다면 30분에 한 번꼴로 잠시 휴식을 갖고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죠.
우리 생활에서 어깨에 부담이 될 되는 자세를 찾아야 한다는 겁니다.
평소와 달리 어깨 상태가 안 좋다고 느껴진다면, 무심코 지나치지 말고 검진이라든지 진료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덧붙였습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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