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에서 여름은 비수기에 속하지만 올해는 유례없는 성수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장마와 휴가철이 겹치는 6~8월에는 건설사들이 분양을 잘 하지 않지만 지난해 말 정부 규제 여파로 분양을 미뤘던 상반기 분양 예정 단지들이 한꺼번에 공급될 예정이어서다.
2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6~8월에만 전국에서 분양하는 신규 공급 물량은 총 8만 2120가구(임대제외)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분양한 5만 2,996가구와 비교하면 무려 54.95% 증가한 수치다.
월별로 살펴보면 ▲6월 4만 9276가구 ▲7월 2만 815가구 ▲8월 1만 2029가구에 달한다. 특히 이 달(6월) 분양 물량의 경우 올해 최다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2만 2646가구)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뿐만 아니라 2000년 조사 이후 공급된 6월 분양 물량 중 최다 물량으로 추정된다.
분양시장의 비수기로 꼽히는 6~8월에 공급 물량이 몰린 원인으로는 올해 초 본격적으로 시행된 대출 규제, 과표 인상, 양도세 강화 등 정부 규제 영향으로 분양 일정이 줄줄이 연기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더불어 여전히 호황을 이어가는 대구, 대전, 광주, 세종 등 일부 지역에서는 언제 멈출 지 모를 분양 막차에 오르려는 건설사들의 발 빠른 움직임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실제 금융결제원 자료를 보면 지난 달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분양한 ‘수성범어W’는 276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1만1084명이 접수하며 평균 40.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광주 서구 화정동에 분양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는 433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2만9,61명이 몰리며 평균 67.57대 1의 경쟁률을 냈다. 또한 세종특별시에 선보인 ‘세종 자이 e편한세상’은 214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1만378명이 접수해 평균 48.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정부 규제 여파로 올해 초 시장 관망세가 두드러지다 보니 상반기 예정됐던 분양 물량이 대거 연기되면서 여름철로 공급이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며 “분양 물량이 많아지면서 주택 수요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진 만큼 연내 내 집 마련 계획이 있는 수요자들은 미리부터 청약전략을 세워보는 것도 좋은 방법 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6~8월 대형사들도 신규 분양 아파트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대림산업은 6월 대구광역시 서구 내당동 197-2번지 일원에 ‘e편한세상 두류역’을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3층~지상 30층, 전용면적 59~84㎡, 총 902가구로 조성되며 이 중 676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삼성물산은 6월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동 19-1.19-4번지 일원에 상아2차를 재건축한 ‘래미안 라클래시’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3층~지상 35층, 총 679가구 중 전용면적 71~84㎡, 112가구를 일반분양한다.
포스코건설은 8월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 F20-1, F25-1블록에 ‘송도 더샵 프라임뷰(가칭)’을 분양할 예정이다. 총 826가구로 조성된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