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성·속초 산불로 많은 이재민들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 농작물재해보험 및 가축재해보험에 관련한 피해사실 확인과 손해액의 평가, 보상 등 역할을 해야 할 손해평가사와 손해평가인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국가전문자격인 손해평가사는 일거리가 없는 반면 손해평가인은 농협손해보험의 위촉을 받는 등 전관예우 논란 의혹을 받고 있다.

2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손해평가인은 농업인 출신과 단위농협 소속 직원으로 나뉜다.

단위농협 소속 손해평가인은 조합원을 대상으로 보험판매 및 손해평가를 실시하고 있어 공정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또한 단위농협 소속 직원의 경우 농협에서 보험뿐만 아니라 타 사업의 업무도 겸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손해평가 업무까지 하는 것에 대해 부담이 발생한다.

농업인 출신 손해평가인 역시 문제점이 있다. 인력 부족 및 고령화 문제로 대다수 손해평가인은 본인 거주지 부근에서 조사 업무를 수행한다.

농협손보는 일부지역(나주시·영암군·문경시·제주시)에서 손해평가인 인력을 활용한 ‘지역손해평가인’제도를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농협손보가 경험이 풍부한 해당 시군의 평가인을 지역평가인으로 위촉하고 이들이 손해평가를 총괄하는 식이다.

손해평가인은 지역평가인과 현지평가인으로 구분되는데 현지평가인은 보조역할을 수행하고, 지역평가인이 팀장이 돼 사고발생 시 팀을 구성해 손해평가를 수행한다. 하지만 모든 평가인들이 전문성을 담보하고 있지는 못하고 일부 팀장이 친밀도에 따른 현지 평가인 업무 배정 등의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농작물 재해보험사업자인 농협손보에서 손해평가인을 직접 위촉해 제도를 운영하고 관리하는 현행 방식에 전관예우 등 논란의 소지가 많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상당수 지역에서 손해사정사 법인과 손해사정인 위주로 우선 배정되고 있고, 손해평가사 협회 즉 개인 손해평가사는 상대적으로 업무 배정량이 적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농협손보에서 위촉한 손해평가인이 평가를 한다면 같은 농협안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공정성과 투명성이 결여되고 또 합리적이지 못해 결코 신뢰를 받을 수 없다”라며 “이같은 제도는 당국에서 조속히 나서 전면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손해평가사 중에서도 농협 직원 출신들이 많다”면서도 “아직도 평가인력이 부족해 평가인 위촉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손해평가 인력 구성은 손해사정사, 손해평가사, 손해평가인이다. 손해사정사와 손해평가사는 모두 국가전문자격을 취득한 자이다. 손해평가인은 오랜 기간 농업에 종사하였거나 농업 관련 교육, 연구, 금융 업무 등에 종사한 자들로 농협손보에 위촉돼 농작물재해 손해평가 업무를 수행하는 자를 말한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