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정신병원 둘러싼 잡음 일파만파

오산 정신병원 둘러싼 잡음 일파만파

개설 허가 과정부터 '삐그덕'

기사승인 2019-06-25 02:00:00

오산 세교지구의 P병원과 관련해 의료계와 지역사회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쟁점은 이렇다. P병원은 지난 4월23일 경기도 오산시 보건소로부터 '일반병원'으로 개설 허가를 받는다. 총 140병상 규모. 그런데 이중 126병상이 보호병동(폐쇄병동)이었다. 지역에서는 사실상 정신병원이 아니냐며 잡음이 일기 시작했다. 결국 보건복지부는 해당 병원과 관련, 정신의료기관의 경우는 60병상 당 1명의 상근 전문의를 둬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병원 소속 전문의는 한 명이었다.  

보건소 관계자는 “환자 수 대비로 전문의 인원을 맞추면 된다고 생각해 개설 허가를 했었다”며 “복지부로부터 2명의 전문의를 채용해야 개설 허가가 가능하다는 내용을 전달받아 지난달 20일 병원에 허가 취소를 통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곳을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도 개설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의원실 관계자는 복지부와 오산시가 명확하게 유권해석을 했어야 하는 데 그러지 못했다”고 했다. 병원 종류에 따라 의료법이나 정신건강보건법을 달리 적용받는다. 법 자체에 허점이 있어 해석의 따라 논쟁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정신건강보건법을 적용하면, 해당 병원은 상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명을 확보했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정신과 전문의를 두고, 정신병원이라고 홍보하면서도 허가는 일반병원으로 받은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세마역 정신과폐쇄병동 비상대책위원회'도 당초 병원이 위치한 장소가 정신병원 설립이 불가능한 곳이었다고 말한다. 병원에서 200미터 떨어진 곳에 어린이집·유치원·학교 등이 운영되고 있고,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 중이라 여러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대한의사협회는 정신질환 치료시설에 대한 지역의 불편함을 드러내는 사례라고 말한다. 의협 관계자는 “정신장애인은 소외당하는 국민인만큼 보호받아야 한다. 오산시 조례안에 ‘정신병원’이 혐오시설로 되어 있다. P병원이 정신병원으로 허가를 받은 것도 아니라 조례에 해당하지 않지만 이 부분이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문제를 고치면 되는데 그런 소명 기회가 충분히 주어졌는지 의문”이라며 “안민석 의원이 지역에서 열린 개설 허가 관련 공청회에서 했던 발언을 곧이곧대로 해석하면, 정상적인 행정절차를 초월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지역 여론에 편승해 압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안민석 의원은 해당 병원에 문제가 많았다고 주장한다. 의원실 관계자는 “정신병원이 필요하다면 지역 주민과 협의 과정을 거쳐 반대 여론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보상할 만한 조치를 했어야 한다”며 “해당 병원은 개설허가를 충족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운영과정에서도 이중 병원 의혹 등 의료법 위반행위가 불거졌다”고 의협의 주장을 일축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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