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평가를 앞둔 시점에 사망사고 불명예 1위 건설사인 포스코건설(7위)의 시공순위가 바뀔지 관심이 주목된다. 정부가 오는 7월 9일부터 시공능력평가 시 사망사고를 많이 낸 건설사에 페널티를 주는 방안을 추진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건설현장 안정성 제고를 위해 ‘건설업자간 상호협력에 관한 권장사항 및 평가기준’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에는 건설사 신인도 평가 항목에 건설현장 사망자 수를 신설했다. 건설현장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 해당 건설사의 신인도 평가에서 감점을 주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신인도평가 항목에서 사고로 인한 사고가 1건 이하면 5점, 2건 이상이면 10점이 감점된다. 개정안은 오는 7월 9일부터 시행된다.
신인도 평가는 시공능력평가에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사망사고를 많이 낸 건설사는 페널티를 받게 되는 셈. 시공능력평가는 건설사가 1건의 공사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공사실적+경영+기술능력+신인도)을 금액으로 환산한 수치다. 발주처 입장에서 해당 업체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는 기준이 된다. 매년 8월1일 발표가 이뤄진다.
이번 개정안이 다가올 시공능력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특히 사망사고 1위 불명예 기업인 포스코건설의 순위 변동이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국토부의 2018년도 산업재해 확정기준 사망사고 통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회사 중에서는 포스코건설이 사망자 1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현대건설 7명 ▲GS건설 4명 ▲대우·롯데건설 3명 등이 뒤를 이었다. 산업재해 확정기준 사망사고 통계는 사고발생일이 아닌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시점을 기준으로 집계된 것이다.
포스코건설에서는 부산 해운대 엘시티 신축공사 현장에서 자재가 떨어져 하청노동자 4명이 숨지는 등 지난 한 해 동안 10명의 노동자가 일하다 숨졌다. 포스코건설에서 노동자 8명이 숨졌을 당시 노동부가 본사 및 시공현장 24개소를 특별 감독했지만, 이후에도 2명의 노동자가 더 목숨을 잃었다. 특별감독 당시 안전 관리자 정규직 비율이 18%로 시공능력평가액 순위 100대 건설사 평균(37.2%)보다 크게 떨어지는 등의 문제점도 발견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공능력평가라는 게 대외적으로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되는 항목이기 때문에 순위가 낮아지게 된다면 기업 입장에선 부담이 될 것”이라며 “특히 10대 건설사의 경우 브랜드 인지도도 크기 때문에 사망사고 등으로 언론에 보도가 되면 수십억 가치의 홍보 효과를 까먹는 것과 같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 측은 안전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할 거라는 뜻을 내보였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앞으로 문제가 되지 않게끔 안전사고 예방 활동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사망사고 관련 신인도 평가가 시공능력평가 순위에 큰 영향은 없을 거라 주장했다. 이에 국토부는 처음 제도가 신설되는 만큼 앞으로 추가 보완하는 방식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거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또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공능력평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건 매출과 영업이익인 것 같다”라며 “더군다나 대형건설사 입장에서 순위가 조금 변화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중견건설사 입장에서는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도가 이번에 처음 신설되는 만큼 앞으로 업계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추가, 보완해나갈 예정”이라며 “차별성이 없다는 비판이 있으면 계속 고려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