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정상회담을 할 예정인 가운데 중국이 미국에 '평등한 대화'를 촉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7일 주례 브리핑에서 "미국 측이 충분히 각계 의견에 귀를 기울여 잘못된 행동을 중단하고 평등한 대화와 협력을 통해 (양국 사이에) 존재하는 문제를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핵심 관심사는 반드시 적절하게 해결되어야 한다"며 이번 양국 정상 간 회동에서 '굴욕적'으로 비칠 수 있는 미국 측의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앞서 중국 측 협상 대표인 류허(劉鶴) 부총리는 지난달 10일 워싱턴 미중 협상 결렬 직후 ▲ 고율 관세 전면 철폐 ▲ 중국의 실제 수요에 기반한 미국 상품 구매 확대 ▲ 국가의 존엄을 보장하는 균형 있는 합의를 향후 합의 타결의 '3대 원칙'으로 제시한 바 있다.
가오 대변인은 미중 양국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무역전쟁 '휴전'에 들어가기로 잠정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과 관련해서는 중국은 긴장을 완화하는 행동을 환영한다고 원론적으로 언급했다.
또 가오 대변인은 이날 미국 측의 수출통제 조치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미국은 국가안보 개념을 확대해석해 수출통제 조치를 남용하고 있다"며 "이는 시장 경쟁 원칙에 위배되고 양국의 정상적인 과학기술 분야 교류와 무역 거래를 방해한다"고 밝혔다.
가오 대변인은 이어 "이는 중국 기업의 이익을 해칠 뿐만 아니라 미국이 계속해 주목하는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중국은 이를 단호히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들어서 이미 화웨이(華爲)를 비롯한 47개 중국 기업과 기관이 미국 정부의 거래제한 명단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를 비롯한 여러 중국 기업이나 기관을 수출통제 '블랙 리스트' 성격의 거래제한 명단에 올렸다.
이 때문에 화웨이는 퀄컴, 인텔, 구글 등 미국의 기술 기업들로부터 반도체 칩, 운영 시스템(OS) 등을 구하기 어려워져 제품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사업상의 큰 위기를 맞았다.
미국 정부의 수출통제 조치는 비단 미국에서 생산된 제품 외에도 미국 기술이 25% 이상 반영된 것으로 간주되는 제품에도 적용된다. 따라서 미국 정부의 제재를 의식한 일본, 영국 등 제3국의 일부 기업들도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 또는 축소한 상태다. 화웨이가 중국을 대표하는 기술 기업이라는 점에서 중국 정부는 '화웨이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