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도지사는 1일 취임 이후 지난 1년 동안 “아침 5시부터 밤12시까지 죽기 살기로 달렸다”면서 회고 있다.
이 지사가 이끄는 민선7기 경북호가 1년을 맞았다.
이 지사는 이날 도청 브리핑 룸에서 가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1년 전 도민들께 ‘이런 도지사가 있었나!’하실 정도로 열심히 하겠다는 약속을 드렸다”면서 이와 같이 소회를 밝혔다.
이 지사는 취임 후 현장과의 소통강화를 위해 우리나라 국토의 5분의1에 달하는 경북도 23개 시군을 여러 차례 돌면서 도정현황을 살폈다.
뿐만 아니라 국비예산 확보를 위해 청와대를 비롯해 국회, 세종 정부청사를 일주일에 한번 꼴로 다녔다.
이 지사 스스로 “대통령부터 경로당 어르신까지 만나지 않은 사람이 없고, 안간 곳이 없을 정도로 다녔다”고 할 만큼 열심히 뛰었다.
그렇게 1년간 다닌 거리는 승합차로만 12만㎞에 이른다. KTX를 비롯해 대중교통까지 합하면 18만㎞가 훌쩍 넘는다. 지구 4바퀴 반을 달린 셈이다.
이 지사는 “취임 후 1년간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언제나 도민들을 생각하며 새벽부터 밤까지 현장을 누볐고, 변화와 혁신을 바탕으로 지역의 성장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기반을 만드는데 주력해 왔다.”면서 “이를 통해 많은 부분에서 가능성을 확인해 가고 있다”고 그동안의 성과를 자평했다.
그 결과 경북도가 변화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다이어트‘다. 우선 여기저기 남용되던 보조금 사업을 철저하게 평가해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보조금 감사팀을 신설했다.
또 밤새 환하게 켜져 있던 청사 외부 조명은 꺼졌고, 연간 4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된 대형 깃대는 철거됐다. 월 500만원 이상의 대여료를 지불하며 걸어놓았던 청사 내 대형 그림도 내렸다. 도지사용 고급 세단 3대는 모두 처분하고 승합차 1대만 남겼다.
직원들과의 문턱도 낮췄다.
닫혀 있던 도지사실 모든 문을 상시로 열어 복도에서 도지사를 만나기까지 걸림돌이 없이 완전히 개방된 구조를 만들었다.
도지사실 공간을 줄여 ‘도민 사랑방‘을 만들었고 집무실에는 의자 없이 서서 회의하는 스탠딩 원탁 테이블이 놓였다. 도지사실의 입구는 젊음을 상징하는 초록색으로 색칠하고 ‘변해야 산다‘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보인다.
이 뿐만 아니다.
이 지사는 직원들과 당구를 치거나 자전거를 타는가 하면 수시로 숲길을 맨발로 함께 걸었다. 게다가 홈페이지에는 ‘도지사에게 쓴소리‘ 코너를 만들어 도정에 대한 질책을 듣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처럼 직원과 눈높이를 맞추면서 그동안 경북도청 관료조직에 취약했던 ‘수평적 소통‘의 새바람을 불어 넣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무원의 ‘열공모드‘를 만든 것도 이 지사다.
매주 화요일 아침 열리는 ‘화요일에 공부하자, 화․공 굿모닝 특강‘ 코너를 마련해 필요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했고 지금은 도청내 최고 인기 강좌가 됐다.
미래 먹거리 마련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 지사 취임 전 2년간 예비타당성 사업을 한 건도 만들어내지 못했던 경북도는 이 지사의 지시로 ‘메가프로젝트 기획단‘을 만들어 대형 국비사업 발굴에 착수했다.
그 결과 지난 달 1,818억원 규모의 ‘홀로그램 기술개발사업‘이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경북도의 메가프로젝트가 하나씩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또한 포항은 연구개발특구, 구미는 5G 테스트베드 사업 대상지로, 상주는 스마트팜 혁신밸리로 지정되는 등 경북도 경제산업분야 전반에 활력이 되살아나고 있다.
투자규모 6,000억원 일자리 1,000개 창출을 목표로 하는 ‘구미형 일자리‘로 구체화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 1년간 좋은 일자리 4만개 조성, 투자유치 4조 8천억원 등의 성과를 내면서 민선7기 경북도정이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인구감소추세와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도·소매, 자영업자 등의 고단한 삶은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이 지사는 “도민들의 고단한 살림살이와 인구 감소 추세를 한순간에 반전시키지 못한 것은 송구하다”면서 “하지만 끓는 물속 개구리처럼 지방소멸의 길을 가지 않고 우리가 가진 잠재력을 다시 한번 폭발시킬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구경북통합신공항과 영일항만의 건설을 돌파구로 제시했다.
7~80년대 우리나라 산업화를 이끈 대구경북이 뒤처진 것은 세계화시대로 나가는 관문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진단에서다.
이 지사는 “463만평 규모의 공항과 배후도시로 개발되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은 우리 경제와 문화를 세계로 연결하는 하늘길을 열어젖혀 웅도 경북의 위상을 다시 일으킬 중대한 시대적 과제”라면서 “공항연계도로, 철도망까지 연계투자와 함께 수십 조 원에 달하는 경기부양효과가 기대되는 사업”이라고 분석했다.
포항 영일항만 역시 중국, 일본, 러시아 등으로 진출하는 신 북방경제 전략의 요충지로써 경북이 성장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로 평가했다.
이 지사는 “지난 1년을 발이 닳도록 뛰었지만 도민의 삶은 여전히 어려워 송구스럽다”며 “해묵은 권위주의와 관료주의를 벗어던지고 직원들 모두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더욱 과감한 도전을 통해 혁신적 성과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2년차부터는 공직자 모두가 창을 머리에 베고 아침을 맞는 침과대단(枕戈待旦)의 자세로 경북도의 장밋빛 미래를 활짝 열어 가는데 모든 역량을 결집시켜 나가자”고 당부했다.
안동=노재현 기자 njhkukinew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