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의 소수서원, 도산서원, 병산서원, 옥산서원이 포함된 ‘한국의 서원’이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에 등재되는 쾌거를 이뤘다.
7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개최된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우리나라가 신청한 ‘한국의 서원’을 세계유산에 등재키로 최종 결정했다.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서원’은 16∼17세기에 건립된 ▲소수서원(영주) ▲옥산서원(경주) ▲도산서원(안동) ▲병산서원(안동) ▲남계서원(경남 함양) ▲필암서원(전남 장성) ▲도동 서원(대구 달성)▲무성서원(전북 정읍) ▲돈암서원(충남 논산) 등 9개 서원이다.
서원은 교육기관으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만인소를 조선시대에 최초로 작성하는 등 공론장으로서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실천한 곳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들 서원이 조선시대 각 지역에서 활성화된 성리학의 사회적 전파를 이끌은 점과 건축에 있어서도 높은 정형성을 갖췄다는 점에서 세계유산 등재에 필요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Outstanding Universal Value)’로 인정한 것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창덕궁, 수원화성, 경주역사유적지구, 고인돌유적, 조선왕릉, 한국의 역사마을(하회와 양동), 남한산성, 백제역사유적지구, 산사(한국의 산지승원) 등과 함께 14곳의 세계유산 보유국이 됐다.
경북에서는 1995년 석굴암․불국사가 세계유산에 첫 등재된 이후 경주역사유적지구(2000년), 한국의역사마을-하회와 양동(2010년), 산사-한국의 산지승원(2018)에 이어 5번째다.
한편, 소수서원은 풍기군수 주세붕이 중종 38년(1543년)에 ‘백운동서원’이라는 이름으로 건립했다. 이곳에서는 13세기말 우리나라에 최초로 성리학을 원나라(1260-1368년)에서 도입한 인물로 지역 출신인 안향이 생전에 공부했던 장소다. 주요 배향인물로는 안향, 안축, 안보, 주세붕이 있다.
또 회재 이언적 선생을 배향한 옥산서원은 누마루 건축물을 처음으로 도입하고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도 살아남은 47개 서원중 하나다. 서원에는 입학규정, 교육 평가 내용 등 교육제도와 관련 원생의 선발과 평가에 대한 자료가 잘 보존돼 당시의 교육 방식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도산서원은 안동 출신으로 성리학을 체계화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퇴계 이황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해 1574년 지어졌다. 1614년에는 이황의 제자였던 조목(1524-1606)도 함께 종향됐다.
서원이 학문과 학파의 중심 기구로 발전하는 한국 서원발전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강당이 비대칭으로 구성된 특징이 있으며 탁월한 자연 경관으로 인하여 일대의 경관을 묘사한 다양한 작품들이 남아 있다.
병산서원의 전신은 풍산현에 있던 풍악서당으로 고려때부터 사림의 교육기관이었으며 1572년 서애 류성룡 선생이 지금의 병산으로 옮겼다. 1662년에는 류성룡의 아들이자 그의 학문을 계승한 류진(1582-1635)을 종향했다.
이철우 지사는 “이번 등재 결정은 300만 도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쾌거”라면서 “선조가 물려주신 문화유산의 가치를 전 세계인이 함께 공유하는 기회로 삼고, 세계유산을 최다 보유한 광역지자체의 위상에 걸 맞는 체계적인 보존관리 시스템 구축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노재현 기자 njhkukinew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