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해킹 등으로 신용카드의 정보를 도용해 부정사용한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우리카드와 은행 BC카드가 보안에 취약했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신용카드 정보도용으로 인한 부정사용 건수는 1853건으로 집계됐다. 신용카드 정보도용 부정사용은 해킹 등 카드정보를 불법적으로 취득해 온라인 가맹점에서 카드소유자의 의사에 반해 무단으로 결제하는 것을 말한다.
연도별로는 2016년 433건, 2017년 396건, 2018년 1024건으로 증가세다. 최근 3년간 2배 이상 급증한 셈이다.
업체별 최근 3년간 부정사용 건수는 우리카드가 94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비씨카드(530건), KB국민카드(113건), 신한카드(110건), 삼성카드(102건), 하나카드(45건), 롯데카드(9건) 등이 뒤를 이었다. 현대카드는 최근 3년간 카드 정보도용 부정사용이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반면 우리카드와 은행과 브랜드 계약된 BC카드는 경쟁 신용카드사들과 달리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카드는 2016년 53건에서 2018년 810건으로 15배 이상 급증했다. 또한 BC카드도 지난해 201건으로 2016년(116건)에 대비 73.2% 늘었다.
이와 관련 전재수 의원은 카드사들의 보안 문제를 지적하면서 소비자보호에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관련 피해자들 늘어나지 않도록 금융당국의 철저한 원인분석과 예방대책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카드사는 이같은 지적에 대해 모르쇠와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 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카드사는 카드 정보도용으로 인한 부정사용 등을 부정사용방지시스템(FDS)에 등록하고, 불법으로 사용되는지 여부를 감시하고 고도화하는 작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면서 보안 부실에 대한 지적을 반박했다.
FDS는 전자금융거래에 사용되는 단말기 정보나 접속정보, 거래내용 등 다양하게 수집된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의심거래를 탐지하고 이상금융거래를 차단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또한 우리카드 관계자는 ”확인결과 전체 944건 중 해외정보도용건이 861건으로 대부분이다. 이 해외정보도용건에서 보상금이 지급되지 않은 단순결제 오류, 해외이의신청 접수 건을 제외할 경우 2016년 9건, 2017년 30건, 2018년 0건으로 총 39건 인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정보도용건이 증가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편 신용카드 정보도용으로 인한 부정사용을 관리·감독할 금융당국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오히려 신용카드업체를 옹호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보도용으로 인한 신용카드 부정사용 건수의 증가세는 수백억건에 달하는 카드결제 건수에 비하면 크게 의미 없는 숫자에 불과하다”면서 “한편으로 봤을 때는 통계상 부정사용 건수 급증이 BC카드의 부정방지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말았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