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농성 영남대의료원 해직노동자 내버려둘텐가"

"고공농성 영남대의료원 해직노동자 내버려둘텐가"

꼬인 영남대의료원 노사갈등... 근본 해법 찾아야

기사승인 2019-07-27 04:00:00

영남대의료원에서 해고를 당한 지 13년째인 두 여성 간호사가 고공농성 중인 가운데, 해결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1일부터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과 송영숙 영남대의료원 부지부장은 병원 옥상에서 고공농성 중이다. 이들은 ▲노동조합 기획 탄압 진상조사와 책임자처벌 ▲노동조합(지부) 원상회복 ▲해고자 복직 ▲영남학원 민주화 ▲비정규직 철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영남대의료원에서 이같이 첨예한 노사갈등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06년이다. 영남대의료원 노조는 ‘주5일제 도입에 따른 인력충원과 비정규직은 정규직화한다’는 합의 사항을 의료원이 지키지 않았고, 40여건이 넘는 단체협약을 지속적으로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진경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영남대의료원지부장은 기획된 이른바 '노조파괴 시나리오'에 따라 노사관계가 파국으로 내달았다고 주장했다. 합의 사항 불이행-단체협약 위반-교섭 해태-도발-교섭 중단 선언 등 사측이 파업을 유발했고, 파업을 빌미로 10명을 해고하고 노조 간부 28명에게 징계 처분을 내렸다는 것이다.

당시 병원은 파업으로 56억원의 손실을 발생해, 노조와 간부 10명에게 5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조합비 3억원, 노조 간부 10명에게 각각 2억원씩 청구했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손배가압류를 때문에 개인 통장이 압류되는 일도 있었다고 김 지부장은 밝혔다. 이 소송은 3년동안 진행됐고 노조가 병원에게 실질적인 피해보상금으로 1000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하고 기각처리 됐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지난 2010년 판결이다. 대법원은 영남대의료원 해고자 10명 중 7명을 부당해고라고 인정하고 지난 1일부터 고공농성 중인 박문진 지도위원과 송영숙 부지부장 등 3명에 대해서는 정당해고라 판결했다.

정재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정책실장은 ”병원 측이 2010년 대법원 판결을 인용하며 노동자 해고와 노조파괴를 정당화하고 있다“며 “불법적이고 폭력적이었던 창조컨설팅의 노조탄압과 해고 등에 대한 사법 당국의 제대로 된 감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계가 명확했던 판결이다. 노조탄압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0년 판결 이후인 2012년 국정감사를 통해 당시 민주통합당 은수미 의원은 ‘산업현장 용역폭력’ 청문회에서 창조컨설팅의 이른바 '노조파괴 공작'을 비판했다. 은 전 의원은 창조컨설팅이 영남대의료원을 포함 10여년 간 전국 168개의 기업 노조파괴 공작을 벌였고 그중 9개는 노조가 완전히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정 실장은 “창조 컨설팅의 노조파괴와 의료원이 상관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창조컨설팅이 스스로 작성해 유성기업에 제안한 컨설팅 제안서에 영남대의료원 노조파괴의 사례를 적시했었다. 노조파괴 시나리오에 따라 공작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선 늦었지만, 반드시 책임자를 처벌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지금도 농성 중인 노동자들에게 불법점거라고 말하고 있을 정도로 병원은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3년간 많은 트라우마가 생겼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들에 대한 적절한 피해보상 조치도 필요하다. 13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 일을 청산하지 않고 있는 것도 노조탄압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문재인 정부가 노동존중 사회라는 정부의 노동정책으로 지난해 KTX 해고 승무원, 쌍용자동차 등에서 해고자 복직문제에 합의했다”며 “마찬가지로 영남대의료원에서도 과거의 반성과 함께 해고자들의 복직에 진정성 있게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남대의료원 측은 2010년 대법원 판결로 끝나서 해직 노동자의 복직 방안이 없다고 주장했다. 의료원 관계자는 “방법이나 방안을 제시해주면 검토해보겠다는 답변했다”며 “의료원에서 많이 양보해서 제3자를 통한 사적 조정을 수용했다. 아직 추천위원을 검토 중이며 논의할 안건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창조컨설팅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당시 노무 조언을 받은 것뿐이다. 이와 관련해 수사받을 때도 혐의가 없다고 나왔다. 다만, 창조컨설팅이 다른 곳에 가서 설명할 때 우리 병원을 언급했다고 들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노조와의 입장 차가 너무 커서 이른 시일 내에 끝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전망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