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사의 어금니를 모사해 통증이 적고 약물 전달 효과가 빠른 패치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숭실대 배원규 교수와 UNIST 정훈의 교수 연구팀이 고안한 액상약물 전달패치는 약물이 피부 속으로 빠르게 투입돼 전달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존 주사보다 거부감이 적고 통증이 완화된 붙이는 패치형태다.
아이디어는 독사에게서 얻었다. 뒷어금니독사는 독을 밀어 넣는 압력기관이 없지만 불과 수 초 만에 먹이의 피부 안쪽으로 독을 전달한다. 이는 미세한 홈(groove)이 있는 어금니가 피부 표면에 아주 미세한 홈을 만들고 그 홈을 따라 모세관 현상에 의해 아무런 외력 없이 독이 침투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
연구진은 어금니 모사 구조체 100여개를 배열한 엄지 크기의 스탬프형 약물전달패치를 제작하고 슈퍼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했다. 그 결과 머리카락 굵기 두세 배 길이의 어금니 모사 구조체 하나하나가 각각 실린지 주사기와 같은 기능을 하는 것을 확인했다. 마우스 및 기니피그 모델에 해당 패치를 부착하여 특별한 외력 없이 5초 만에 백신 및 유효성분이 전달되는 것을 확인했다.
배원규 교수는 “기존 실린지 주사기의 장점인 액체약물을 그대로 전달하면서도 큰 바늘과 높은 압력으로부터 기인하는 거부감이나 통증을 극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교육부 기초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논문은 ‘사이언스 트랜스레이셔널 메디슨(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1일 표지로 소개됐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