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분양경기가 여전히 위축세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등으로 주택사업자들이 사업을 연기하는 등 관망세가 강해지고 있다.
13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8월 전국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는 69.9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1.2p 상승했지만 2개월째 60선이다. 전월 40선까지 떨어졌던 기타 지방의 전망치가 기저효과로 10~20p 오른 반면 수도권과 지방광역시의 전망치가 하락하면서 전국 전망치가 전월과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HSSI는 주택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분양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기준선은 100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세종이 100.0으로 가장 높았고, 서울(90.9)ㆍ대전(85.7)ㆍ대구(85.1)ㆍ인천(81.5) 등이 50~70선을 나타냈다. 특히 청약 열기가 불고 있는 대전ㆍ대구ㆍ광주는 전망치가 전월보다 5~10포인트 내려갔다. 규제지역 확대로 사업자들의 관망세가 커진 탓이다. 나머지 기타 지방은 40~70선을 기록했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연구실장은 “서울과 세종ㆍ대전ㆍ대구ㆍ광주 중심의 시장이 유지되고 있지만 집중도는 약화됐다”며 “일부 지방광역시가 추가로 규제지역에 포함되고 직접적인 가격 규제까지 검토되면서 사업자들의 관망세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달 HSSI 실적치는 69.5로 전월보다 1.4p 상승했다. 분양 실적은 전반적으로 낮아졌지만 서울과 세종ㆍ대전ㆍ대구ㆍ광주시장에 집중적으로 주택이 공급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세종(104.3)과 대전(100)이 3개월 연속 기준선을 넘어섰고, 대구(96.2)ㆍ광주(95.4)ㆍ서울(95.6)도 90선의 양호한 분양 실적을 나타냈다.
반면 기타 지방의 분양 실적은 여전히 악화되고 있다. 강원(41.1)과 제주(44.4), 전북(47.0) 등이 40선을 기록했다. 특히 전북은 전월 대비 실적치가 20포인트 이상 내려앉았고, 강원은 3개월째 40선을 나타내며 전국에서 가장 낮은 실적치를 보였다.
김 실장은 “그동안 분양시장을 견인해온 일부 지방광역시에 대한 기대감이 줄고 있다”며 “휴가철 비수기 상황에서 분양가 심사 강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검토 등 정책 환경 악화가 더해져 사업자의 분양경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