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9월 수능 모의평가(이하 모평)를 치른 수험생들은 시험 종료 직후 가채점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제까지 치른 모평 성적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또한, 기대 수능성적에 따른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 및 정시에서 지원가능 대학을 가늠해 수시 및 정시 지원전략을 세워야 한다. 특히 이번 모평은 6일부터 시작되는 수시 지원과도 직결되어 의미가 크다.
◇9월 모평, 국, 수, 영 모두 어려웠던 6월보다 평이하게 출제
국·영·수 영역별 난이도를 살펴보면, 국어의 경우 지난 해 수능, 올해 6월 모의평가에 비해 다소 쉬운 수준에서 출제되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지난해 수능과 6월 모의평가가 연속적으로 매우 높은 난이도로 출제된 것을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독서 영역에서도 전체적으로 지문의 길이와 난이도를 조정한 흔적이 보이고, 특히 과학기술 지문의 난이도를 낮추어 학생들이 시간 관리를 할 수 있는 여유를 주었다. 킬러문제는 30번과 41번으로, 30번의 경우 제시문에서 언급한 개념들 즉, 점유, 양도, 양수, 소유권, 물리적 지배 등의 용어를 정확하게 구분하고 파악할 수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였고, 41번의 경우 제시문의 내용을 구체적인 상황에 적용하는 문제라는 점에서는 익숙한 문제 유형이나, 정확한 개념을 적용해야만 풀 수 있다는 점에서 난이도가 있는 문제였다.
수학 가형은 전년도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고, 2020학년도 6월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쉽게 출제되었다. 문제 표현이 간결해져 긴 문장을 해석하는 것에 시간이 걸렸던 학생들에게는 이번 시험의 체감 난이도가 낮아졌을 것을 것이다. 최고난도 문항 역시 지난 수능이나 6월 보다 어렵지 않게 출제되었으나 4점 문항 중에서 낯설게 느낄 만한 문항이 출제되어 당황한 학생들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문항형태가 익숙하지 않아 접근하기 어려웠던 21번과 합성함수의 미분과 치환적분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어려움을 겪었을 30번이 고난이도 문제였다. 수학나형은 전년도 수능, 2020학년도 6월 모의평가에 비하여 다소 쉽게 출제되었다. 평이한 난도의 문제들을 상당 수 출제하였고 문제 유형 역시 한두 문항을 제외하고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고난도 문항 역시 6월과 비교하였을 때, 상대적으로 다소 쉽게 출제되었다. 나형 역시 21번과 30번 문제에서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어영역은 1등급 비율이 5.3%였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고, 1등급 비율이 7.8%였던 올해 6월 모평에 비해서는 약간 어렵게 출제되었다. 어법, 빈칸 등의 고난도 유형의 난이도는 6월 모평과 비슷하지만, 주제, 제목, 밑줄 추론 등의 전반부 지문들이 6월 모평에 비해 시간을 좀더 요구하는 형태로 출제되었고, 나머지 고난도 유형 중 글의 순서, 문장 삽입 등의 문제 역시 풀이 스킬보다는 해석능력을 요하는 문제들이 많았다. 이로 인해 문항 풀이 자체의 난이도보다는 시간관리 문제로 인해 수험생들의 전반적인 등급이 다소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번 9월 모평은 EBS연계 문제들이 단순한 지문 암기만으로는 바로 정답을 도출하기 어렵게 출제됐고, EBS 지문에서 글의 흐름과 문맥을 정확하게 파악해야만 풀 수 있는 문제들로 구성됐다.
◇가채점 성적… 전형 내 지원가능 여부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대부분의 수험생은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이틀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전형이 무엇인지 이미 선택했을 것이다. 때문에 기대 수능성적을 높게 잡고 수시지원 전략을 세웠다가 9월 모평 성적이 하락한 수험생을 제외하고는 9월 모평 가채점 결과를 통해 전형을 변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대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은 수험생의 경우 지원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만족하기가 조금 더 수월한 대학으로 안정지원을 할 개연성이 높아졌다. 특히, 학생부교과전형과 논술전형에서 이러한 경향성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두 전형은 유사한 수준의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비슷하기 때문에 6번의 기회 중 2개 정도는 안정지원을 할 것으로 보인다.
9월 모평에서 성적이 낮게 나왔다 하더라도 실제 수능이 아니기 때문에 6번의 기회를 모두 하향지원하기보다 2개 전형 정도는 수능 최저학력기준 만족 여부를 기준으로 적정지원을 하거나, 수능 최저학력기준에서 탐구를 1과목만 반영하는 대학 또는 비슷한 수준의 대학 중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거나, 조금 수월한 대학을 찾아보고 지원여부를 판단하도록 하자.
◇수능에서 성적 올릴 수 있다면, 수능 최저기준이 높은 대학도 전략적으로 고려할 것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꼼꼼히 살펴보면 의외로 수시 지원 경향성을 판단할 수 있다. 유사한 수준의 대학 내에서도 어떤 대학이 2개 등급 합 6정도를 요구할 때, 또 다른 대학은 3개 등급 합6를 요구하거나, ‘국수영탐이 아닌 국수탐 중 2개 합6’을 수능 최저학력기준으로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지원율과 추후 수능 최저학력기준 만족자수가 의외로 적어져 실제 전형의 지원 가능점이 하락할 개연성이 높다. 따라서, 교과성적이나, 논술성적 등이 약간 부족하지만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만족할 수 있거나, 수능에서 성적 향상의 여지가 있는 수험생들은 이런 대학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다.
◇9월 모평에 대한 복습 철저히… 수능대비 끝까지 만전 기해야
이제 수험생들은 9월 모평에 대한 복습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단, 9월 모평도 실제 수능이 아니기 때문에 모평 가채점 결과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시험결과에 집중하기보다는 앞으로 남은 시기 어떻게 마무리 학습을 할지에 대한 기준에 의미를 두고 영역별 학습을 해나가도록 하자. 모평 이후 수능까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수능 결과가 많이 달라질 수 있고, 많은 대학들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여 수능 성적이 정시뿐만 아니라 수시에서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시의 논술이나 적성 같은 대학별 고사에 모든 것을 걸고 수능 학습을 등한시하기 보다 수능학습을 우선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수능 학습 계획을 먼저 세우고 가용한 시간 범위에서 대학별 고사를 준비해야 한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평가팀장은 “9월 모평은 최종 수시지원여부판단 및 정시를 준비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되는 시험으로, 결과보다는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좀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