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중소 알뜰폰 활성화를 위해 이동통신망과 유통망, 멤버십을 확대 개방하는 종합 지원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SK텔레콤과 KT는 실효성 지적과 발표 시기를 지적, ‘진정성을 찾기 어렵다’며 비판했다.
LG유플러스는 중소 알뜰폰의 지속적인 사업 성장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공동 브랜드·파트너십 프로그램 ‘U+MVNO 파트너스’를 선보인다고 24일 밝혔다.
U+MVNO 파트너스에 참여하는 사업자는 현재 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망을 임대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MVNO 12개사다.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인 만큼 CJ헬로 등 규모가 있는 MVON 사업자들은 제외됐다. 이 프로그램은 MVNO 사업자들과의 세 가지 협업활동 ▲영업활동 지원 ▲인프라 지원 ▲공동 마케팅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LG유플러스는 알뜰폰 5G 요금제 출시 지원, 자사 유통망을 활용한 알뜰폰 판매, 알뜰폰 멤버십 제휴처 확대, 전용 홈페이지 제작 등 MVNO 사업자들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지원방안을 다양하게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휴대폰 제조사인 LG전자, 삼성전자를 포함해 중고폰 유통업체들과 직접 협상을 통해 신규 출시 스마트폰 및 중고 인기모델 수급을 적극 지원한다. 아울러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유통망 확대를 위해 기존에 GS25와 이마트24에 설치한 유심카드 전용 판매대를 오는 10월까지 LG유플러스 전국 2200여개 직영점 및 대리점에 구축한다.
LG유플러스 신채널영업그룹장 박준동 상무는 “U+MVNO 파트너스는 알뜰폰과 상생, 시장 활성화를 위해 오랜 기간 준비한 토탈 솔루션“이라며 “향후에도 지속적인 지원책 마련을 통해 MVNO 사업자들이 향후 이동통신사에 준하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SKT·KT "유플러스, 진정성 없는 중소알뜰폰 상생안, CJ헬로 인수 위한 꼼수"
이 같은 상황이 전해지자 경쟁사인 SK텔레콤, KT 등은 즉각 비난하고 나섰다. 중소 알뜰폰 사업자를 돕는 의도 보다는 공정위 전원회의와 과기부 심사를 앞두고 뜬금없이 LGU+는 알뜰폰과의 상생방안을 공개해, CJ헬로 인수 시 알뜰폰 분리매각, 시정조치 부과 등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이번 LG유플러스 발표안은 (실질적 방안이 빠져) 유료방송시장의 상생·발전과 상관 없이 오직 CJ헬로의 알뜰폰 사업 인수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폄하했다.
이어 "그간 알뜰폰 자회사인 미디어로그를 통해 시장 혼탁을 주도하고 중소 알뜰폰 사업자를 위기에 몰아넣었는데, 이제와서 알뜰폰의 상생을 말하는 것은 기망행위"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상생방안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SK텔레콤은 "LGU+는 도매 가입자 중 자회사 미디어로그의 비중이 48.8%에 달하고 향후 CJ헬로 인수 이후 전환을 감안하면 자회사 비중은 71.5%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이번 상생 방안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실질적인 효과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KT 역시 SK텔레콤과 비슷한 입장을 피력했다. KT는 "작년부터 지속된 알뜰폰 사업자의 5G요금제 제공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오다 이번 상생안을 발표한 것은 인수 심사에서 CJ헬로 알뜰폰 사업의 분리매각 등 인가조건이나 시정조치가 부과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함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LGU+ 망을 사용하는 중소 알뜰폰 가입자 비중이 전체 5%에 불과해, 이번 상생안이 시장에서 갖는 영향력 역시 미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KT는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 후 알뜰폰을 성장시키겠다고 주장하지만 경쟁사에 연 1000억원 이상 도매대가를 내면서 KT와 SKT향 가입자를 유지할 필요가 없어 가입자를 LG유플러스나 미디어로그로 전환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이 과정에서 불공정 영업이나 현금마케팅으로 결합상품 가입을 유도하고 이용자 차별 행위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는 사실상 1개 자회사로 제한하는 ‘1MNO 1MVNO’ 정책 기조를 유지해 왔는데, LGU+의 CJ헬로 알뜰폰 인수가 허용되면, 그간 정부 정책에 따라 1개 자회사만 유지했던 다른 통신사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야기될 것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