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우리나라 원두의 역사' 쟈뎅 천안 공장

[르포] ‘우리나라 원두의 역사' 쟈뎅 천안 공장

기사승인 2019-09-26 01:00:00

생산라인에 들어서자 마스크를 썼음에도 커피향이 코 끝을 간질였다. 조금은 달콤하고 또 조금은 쌉쌀한 향기는 온 몸을 감아왔다. 생두에서 시작된 향기는 몇 개의 과정을 거쳐 작은 상자에 담겼다. 전문점이 아님에도 원두 특유의 풍부한 맛과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이 제품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지난 25일 서울에서 차로 약 1시간 30여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천안에 위치한 쟈뎅 공장이었다.

쟈뎅 공장은 현재 가동 중인 제1공장과, 준공이 완료돼 설비입고를 앞둔 제2공장으로 구분돼있다. 제1공장은 1만1517㎡(3417평), 제2공장은 1만1628㎡(3517평이다. 주요 생산라인으로는 로스팅·분쇄 등의 원두커피 라인과 추출·제조 등의 액상라인, 그리고 조제커피 라인으로 구분된다. 

쟈뎅 공장의 생산량은 원두커피 로스팅 라인의 경우 연간 최대 5000톤, 원두커피 분쇄 라인은 3000톤이다. 액상추출액 라인은 최대 7500톤을 생산할 수 있다. 생두 입고에서부터 로스팅, 분쇄, 추출, 충진, 포장 등 제품화의 전 과정이 가능한 국내에서는 유일한 ‘원 스톱 시스템’을 차용하고 있다. 

이날 공장 투어는 윤상용 쟈뎅 대표이사와 임직원들이 동석한 가운데 진행으며, 설명은 김기철 품질안전팀 차장이 맡았다. 

“쟈뎅의 제품들은 한 개의 로스팅 설비로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설비를 다양하게 사용하면서 좋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액상용과 인스턴트 등 제품 특질에 따라 설비를 각각 나눠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죠”

첫 시작은 생두 소싱팀이 가져온 생두를 투입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투입된 생두는 총 3차례에 걸쳐 이물질을 걸러내는 작업을 한다. 이물선별 과정에서는 자석을 통해 혹시 들어있을 수 있는 금속 물질 등도 모두 제거한다. 

이물 제거 작업이 끝난 원두는 진공관을 통해 로스팅 기기에 옮겨진다. 페트로치니·후지로얄 로스터기를 통해 로스팅되며, 제품 특질에 따라 원두 온도와 로스팅 시간을 세분화해 진행한다. 

“로스팅이 끝난 원두는 진공관을 통해 분쇄기로 옮겨집니다. 제품 소재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분쇄하게 되는데, 쟈뎅은 영하 196도로 급속냉동해서 분쇄하고 있습니다. 상온에서 분쇄할 경우에는 마찰열로 인해 향과 맛이 손실될 수 있습니다. 원두는 온도, 그리고 산소와의 싸움이죠. 극저온 상태에서 0.0017㎜ 크기로 분쇄된 원두는 커피의 풍미를 최대한 끌어올려줍니다.”


분쇄가 끝난 원두는 액상제품·인스턴트제품 등으로 각가 나뉘어 추출된다. 액상커피 추출 방식으로는 드립식, 에스프레소식, 콜드브루식 등이 있으며, 두 가지 방법을 혼합한 듀얼 브루도 구현할 수 있다. 

추출 과정에서 휘발될 수 있는 커피 향을 지키기 위해 ‘향 리커버리 기술’도 도입했다. 추출 과정에서 커피향을 보관한 뒤 액상 커피에 다시 입히는 기술이다. 인위적인 커피 향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풍성한 향이 특징이다. 

“액상제품, 분말제품 모두 포장 내 산소를 1% 이내로 맞춥니다. 처음 말했던 것처럼 원두는 열, 그리고 산소와의 싸움이거든요. 포장과정에서 산소를 질소로 치환해 선도를 유지합니다. 아마 포장을 개봉한 상태로 며칠만 둬도 금방 맛이 변할 거예요. 포장된 상태에서 오랜 시간 동안 맛과 향을 유지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포장지 내 산소를 최대한 없애는 것이 핵심입니다”

커피 생산 라인을 지나 돌아본 곳은 아워티(Our Tea) 라인이었다. 과일 슬라이스와 티백을 결합한 생과일 블렌딩 티로 20시간 동안 건조한 과일 슬라이스를 선별한다. 여기에 생과일을 착즙해 만든 과집을 분말형태로 홍차·허브티 등과 블렌딩한다. 

충진과 포장이 완료된 제품은 다시 한 번 이물선별을 거쳐 정식으로 출고된다. 

쟈뎅은 현재 준공한 2공장을 티 전용 생산공장으로 꾸밀 예정이다. 공장증설로 인해 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 또 2023년까지 제3공장을 증설해 R&D 강화를 위해 사용한다. 이를 통해 총 생산량을 현재의 두 배인 1만톤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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