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이주빈 “화려한 이미지로 비슷한 역할… 다른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쿠키인터뷰] 이주빈 “화려한 이미지로 비슷한 역할… 다른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주빈 “화려한 이미지로 비슷한 역할… 다른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기사승인 2019-10-06 08:00:00


JTBC ‘멜로가 체질’에서 스타 여배우 이소민을 연기한 이주빈은 화려한 역할에 어울리는 배우다. 뛰어난 외모 덕분에 지금까지 드라마에서 기생과 미모의 비서, 연예인 역할을 주로 맡았다. 분명 배우에게 외모는 대중에게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직관적인 무기다. 작품 속 캐릭터를 한 번에 설명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기도 하다.

최근 쿠키뉴스 사무실에서 만난 이주빈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오히려 이미지에 갇힐 생각이 없다고 얘기했다. 연기에 대한 열정과 의욕도 대단했다. 어떤 질문에도 적극적이고 진지한 태도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했다. ‘멜로가 체질’에서도 많은 노력을 거듭해 이소민이란 캐릭터에 접근했고 끝까지 이해하려고 애썼다.

“소민이는 ‘4차원’ 여배우예요. 까칠하고 단순하고 이상하죠. SBS ‘별에서 온 그대’의 천송이(전지현)나 MBC ‘환상의 커플’의 나상실(한예슬)처럼 소민이와 비슷하게 소통이 잘 안 되는 역할을 많이 찾아봤어요. 백치미가 있지만 사랑스러운 배우가 누가 있을까 생각하며 배우들의 인터뷰나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찾아보기도 했고요. 전 소민이자 짠하고 딱하지만 대단한 친구라고 생각해요. 타인에게 공격을 당하고 상처받는 상황에서도 꿋꿋이 살아남는 친구잖아요. 처음엔 사랑스럽다고만 생각했는데, 대본을 볼수록 힘 있고 멋있는 친구란 생각이 들었어요. 똑똑해서 냉정하게 판단하고 일을 잘 해내는 친구라 배울 게 많기도 했고요. 일을 처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열정과 이성을 동시에 갖고 있는 친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멜로가 체질’에서 이소민은 매니저 이민준(김명준)과 고등학교 시절부터 이어진 로맨스를 이룬다. 현실적인 커플들 사이에서 순정만화 같은 두 사람의 이야기는 단연 돋보였다. 소민과 명준의 풋풋한 로맨스에 시청자들도 많은 지지를 보냈다. 두 사람의 호흡은 철저한 준비 끝에 이뤄낸 결과였다. 사실 이주빈은 원래 알고 지내던 김명준과 오디션 준비부터 함께했다.

“제일 많은 도움을 줬던 건 제 파트너였던 매니저 명준이에요. 사실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어요. 연기하는 친구니까 친구들이 겹치는데 모이면 항상 명준이가 있어서 꽤 친한 편이었거든요. 그런데 이 친구도 소민이의 매니저 역할로 ‘멜로가 체질’ 오디션을 본다는 거예요. 그래서 매일 만나서 같이 오디션을 준비했어요. 그러다 보니 서로 의지할 수밖에 없었죠. 같이 캐스팅된 이후에도 서로 잘 받쳐주자고 하면서 이끌어줬어요. 명준이도 이렇게 큰 역할이 처음이라 서로 두려움에 떨었던 기억이 나요. 잘못하면 둘 다 죽는다고 하면서요. 현장에서도 둘 다 매니저 역할에 빙의한 것처럼 서로를 챙겨줬고요.”

이주빈은 데뷔가 늦은 편이다. 지금처럼 배우로 활동하기까지의 과정이 순탄하진 않았다. 이주빈은 고등학교 시절 길거리 캐스팅으로 DSP미디어에서 그룹 레인보우를 준비하며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당시 멤버들과 함께 연습하고 친하게 지내는 생활이 좋았지만, 동덕여대 방송연예과에 진학하면서 조금씩 시야가 넓어졌다.


“대학교에 가니 다른 세상이 펼쳐졌어요. 제가 가수를 간절하게 꿈꾸지 않는다는 생각과 제 길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연습생을 그만뒀어요. 학교를 다니면서 배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배우 전문 기획사에 들어갔어요. 처음엔 3~4개월 프로젝트 그룹을 하다가 연기 활동을 병행하면 된다고 했는데, 1년 반이 지나도록 걸그룹 연습만 하고 연기 레슨은 못 받았죠. 회사를 나오고 모델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어요. 피팅 모델과 뷰티 모델을 하다가 바이럴 광고를 찍게 됐는데, 대사도 있고 제 안에 있는 걸 마음껏 표현할 수 있더라고요. 웃으면서 사랑스러운 모습을 표현하다가 욕도 하고 화도 내고요. 그게 너무 재밌는 거예요. 이렇게 연기가 재밌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연기 준비를 시작했어요.”

이주빈에겐 ‘더 나은 연기’에 대한 갈망이 있다. 단순히 열심히 하겠다는 열정이 가득했던 시기를 거쳐, 몇 편의 작품을 경험한 지금은 어떻게 해야 더 나아질 수 있는지 감을 잡았다. 타고난 재능은 없지만 미친 듯이 노력할 준비는 되어있다. 오히려 그게 더 재밌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여전히 의욕에 넘치는 모습이었다. 자신의 외모와 연기에 대한 고민 역시 누구보다 진지했다.

“캐릭터마다 최대한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지만, 사실 전 연기력보다는 외모로 이미지 캐스팅이 됐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맡은 역할도 불륜녀와 기생, 연예인, 첩 등 외모적인 요소가 있거든요. 그런데 제 이미지가 계속 이렇게 잡혀버릴지 모른다는 걱정이 어느 순간 들더라고요. 지금은 아직 신인이니까 많은 작품을 쌓아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비슷한 역할만 하다가 점점 캐릭터 폭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죠. 그래서 큰 작품이 아니더라도 제가 연기할 수 있는 단편영화나 독립영화에서 지금까지와 다른 캐릭터를 맡아보고 싶어요. 발성도 연습하고 대사 톤의 범위도 넓히려고 하고요. 그렇게 제 이미지에 대한 개발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잘하는 것도 하면서 계속 도전해보려고 해요.”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 사진=에스더블유엠피 제공, JTB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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