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땅속으로 새는 세금, 연간 6천억...서울만 200억

[단독] 땅속으로 새는 세금, 연간 6천억...서울만 200억

서울 등 주요 도시, 수도 인프라 30년 이상 노후화 심각…누수율 10.5%

기사승인 2019-10-14 04:00:00

전혜숙 “노후 인프라 유지 관리를 위한 예산 확충 및 제도적 개선책 신속히 마련해야”

#지난 9월 20일 순화동 경찰청 앞 사거리에서 발생한 대형 상수도관(관경 700mm)에서 누수가 발생해 출근 시간 서울 도심 도로가 통제되면서 주변 도로에 극심한 정체가 발생했다.

이처럼 서울시가 관리하는 하수도, 지하철, 도로 등 주요 인프라(사회간접자본)이 노후화로 지난해 200억원 이상이 세금이 땅속으로 사라졌다. 전국적으로 보면 6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노후 인프라의 교체 및 유지·관리를 위해 예산 확충과 신속한 제도적 개선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인 전혜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서울특별시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최근 5년간 서울시의 누수량은 1억3270만톤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총 손실액은 907억원에 달한다.

지난해의 경우 서울시는 약 2834만톤의 누수로 202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이 가운데 누수사고 건수는 8399건(누수량 약 84만톤)으로 전체 3%에 불과했다. 나머지 97%에 해당되는 물이 원인도 모른 채 땅속으로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손실은 서울시가 관리하는 주요 인프라가 건설된 지 30년이 넘은 노후시실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도로시설물의 고가차도는 82개 중 34개(41.4%), 하수도 시설의 하수관로는 1만728km 중 5743km(53.5%)가 건설된 지 30년이 넘었다. 또한 하천시설의 빗물펌프장 및 수문은 120개 중 83개(69.1%), 지하철 시설의 교량은 40개 중 27개(67.5%)가 건축연한이 30년을 초과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누수발생의 원인 중 수도관 노후에 의한 누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노후관 교체”라며 “맑고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함으로써 주민건강 증진 및 주거환경 개선에 기여하고, 상수도 재정 건실화와 귀중한 수자원 낭비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노후관 교체사업은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서울시에 비해 유수율(총 송수량 중에서 요금수입으로 받아들여진 수량의 비율) 및 투자규모가 열악한 부산, 광주, 대구 등 국내 주요도시 및 지방 중소도시의 경우 누수에 따른 손실규모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전국적으로 2017년 기준 전국 평균 누수율은 10.5%로 연간 6억8000만톤이 땅속으로 새고 있다. 생산원가 기준으로 금액을 환산하면 매년 6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전혜숙 위원장은 “서울 등 주요 도시 인프라의 노후화는 점점 가속화 될 것”이라며 “시설 노후화는 국민들의 안전 문제뿐만 아니라 유지보수 및 관리비용 급증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지자체의 선제적인 유지관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는 누수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노후관 정비, 과학적 누수탐지, 배수지 건설 등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관련 예산을 확충하고, 노후 인프라의 유지·관리를 위한 제도적 개선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김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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