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명함이 다 떨어져서, 리멤버로 연락드리겠습니다.”
명함을 자주 교환하는 사람들에게 벌어지는 흔한 일이다. 아직까지 리멤버는 명함을 관리하는 앱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최근 경력직 인재검색과 커뮤니티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종합 비즈니스 앱으로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직장인들 대부분은 이직을 염두에 두고 있다. 급하게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는 경우도 있지만 당장 이직 생각은 없지만 기회가 온다면 검토하겠다는 ‘잠재적 구직자’까지 포함하면 모든 직장인이 이직을 생각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취업포털 사람인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중 7명은 ‘좋은 기회 있으면 이직할 의향 있다’고 답했다.
기존 채용포털은 주로 현재 일자리를 구하고 모집하는 기업‧사람들을 연결해주는 서비스에 치중돼있었다. 최근 달라진 이직‧구직 문화에 맞춰서 구인구직 서비스도 차별화되고 있다. 스타트업 채용 플랫폼인 로켓펀치나 외국계 기업에 특화된 피플앤잡처럼 업계별로 나누기도 하고 지인 추천 채용 서비스인 원티드처럼 추천 방식을 다양화하기도 한다.
명함 앱 리멤버를 운영하는 드라마앤컴퍼니는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없는 인재풀을 유치하며 차별점을 두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구인자와 구직자 모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채용서비스 ‘리멤버 커리어’를 출시했다.
개인 회원은 리멤버 커리어에 명함정보를 기반으로 간편하게 프로필을 등록만 하면 추후 기업 인사팀이나 헤드헌터가 새로운 일자리를 제안하는 메시지를 보낸다. 직급과 연봉, 업무 내용등을 확인하고 수락 혹은 거절로 답변하면 된다. 등록한 프로필은 현 직장 담당자 혹은 본인이 노출을 거부한 기업 담당자에게는 검색되지 않는다.
리멤버 커리어는 오히려 헤드헌터나 인사팀들의 주요 활동지가 될 전망이다. 일반 채용포털에선 사회초년생들의 비중이 높지만 리멤버 커리어에 가장 많이 분포되어 있는 직급은 과장~부장급(65%)다. 기존 헤드헌터들이 고급인력들은 인맥을 기반으로 찾아다녔지만 이젠 앱 안에서도 찾아볼수 있게 된 것이다. 기업 인사팀은 다른 채용포털에서 찾을 수 없는 ‘잠재적 구직자’이자 경력직 핵심인재를 회사, 직무, 업종, 직급 별로 검색할 수 있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다양한 채용사이트를 활용하고 있지만 새로운 인재풀에 늘 목말라 있는 상황"이라며 “헤드헌터가 닿을 수 있는 인재를 넘어서 새로운 인재에 접근할 수 있다면 비용이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리멤버 관계자는 “현 직장에서 인정받고 있고 당장 이직 생각은 없지만 좋은 제안에는 열려있는 사람들이 잠재적 구직자”라며 “여기선 변호사나 금융업 등 일반 채용포털에서 찾기 어렵던 직군들도 다수 등록되어 있어 숨어있는 핵심인재들을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이용자가 참여하고 정보를 주고받는 커뮤니티형 서비스도 시범 테스트 중이다. 다만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와는 달리 명함을 기반으로 한 실명을 기반으로 활동하다보니 보다 신뢰를 기반으로 한 교류가 이어지고 있다.
리멤버 관계자는 “주로 우리 회사에서 어떤 사람을 찾고 있는지 직접 글을 올리기도 하고, 업계 현황에 대해 의견을 묻는 등 보다 업무와 관련된 글들이 올라온다”고 전했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