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날잡아 문재인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날카로운 날을 휘둘렀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2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끌어온 지난 2년 반의 국정을 ‘완전한 실패’, ‘암흑의 시간’으로 규정하며 대통령과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문재인 정권의 거짓말에 국민은 속았고, 계속해서 빼앗기고 잃어버려야만 했던 ‘기만’과 ‘박탈’, ‘파괴’의 시간이었다는 평가다. 나 원내대표는 “이게 나라냐며 외쳤던 문재인 대통령이다. 하지만 국민은 속았다. 취임사는 한 편의 허구 시나리오였다. 코드와 이념의 사슬로 묶인 측근들이 모든 권력과 기회를 독식했다”고 말했다.
특히 조국 사태를 거론하며 “조국 전 장관 임명강행은 거짓말 정권의 정수를 보였다. 수많은 국민은 경악했다. 취임하자마자 적폐몰이에 나선 정권, 알고 보니 훨씬 더 추악한 불의의 기득권 집단이었다”면서 “탐욕좌파였다. 내로남불과 이중성에 치를 떨게 했다”고 비난했다. 조 전 장관의 해명기자회견을 주선한 것을 두고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비난했다.
경제정책의 실패문제도 꼬집었다. 그는 “지난 2년 반, 우리 국민의 삶은 상실과 박탈의 시간이었다. 경제 성장을 그토록 자신했던 정권이, 결국 성장률 1%대로 주저앉을 위기, 저성장의 늪으로 밀어 넣었다”면서 “국민은 일자리와 소득 모두를 잃었고, 자영업자는 손님을 잃고 절망을 떠안았다. 시장은 정부의 무분별한 개입으로 활기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고용시장의 불안정과 국민부담의 증가문제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나 원내대표는 “혈세를 쏟아 부어 간신히 고용분식에 성공했지만 3040일자리는 24개월 연속 감소했다. 가짜 일자리만 늘어났다.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모두 고갈시점이 급속도로 앞당겨지고, 툭하면 세금폭탄에 보험료가 인상됐다”며 “뒷수습만 국민 몫이어야 하냐”고 반문했다.
북한과의 관계를 비롯한 국방과 외교에 대한 점도 문제라고 봤다. 그는 한의 핵·미사일, 목선 귀순 사건, 금강산 관광시설 철거,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 일본과의 갈등 등을 열거하며 “대한민국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진다. 우습고 만만한 나라가 되고 있다. 무너진 안보의 비참한 대가”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최근 정치권의 핵심쟁점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포함한 검찰개혁방안과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대변되는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쓴소리도 남겼다. 나 원내대표는 “공수처와 연동형 비례제는 우리 자유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독재 악법이 될 것이다. 공수처와 연동형 비례제는 전 세계 웃음거리로 전락할 반민주적 폭거”라고 규정했다.
심지어 대통령을 향한 직접적인 경고의 말도 남겼다. 그는 “진심으로 대통령을 헌법상 대통령으로 존중할 자신이 없다. 제발 분열이 아닌 통합의 대통령, 고집이 아닌 타협의 대통령이 돼주기 바란다”면서 “끝까지 버티고 국민을 외면하면 그때는 ‘10월 항쟁’이 ‘10월 혁명’이 될 수도 있다. 모든 갈등의 실타래는 결국 대통령의 결단만이 풀 수 있다”고 직언했다.
현 정권을 향한 날선 비판과 함께 나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의 공약도 내놨다. 안보위기와 재정포퓰리즘을 타파하고 특정계층의 특권을 혁파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바로세우고 경제를 살려내며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 방안으로 전교조와 귀족노조, 좌파 법피아로 표현한 3대 세력과의 단절, 지소미아 정상화 등 국제관계 개선과 이를 통한 한·미 핵 공유협정체결 등 안보 및 경제 여건강화, 데이터3법 등의 조속한 처리를 통한 신산업 성장여건 마련, 재정 만능주의의 결정판인 2020년 정부예산안의 면밀한 검토와 대규모 삭감 등을 제안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