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바이오 분야 향후 10년간의 미래 육성전략을 제시하는 ‘대전 바이오산업 글로벌 혁신성장 2030 전략수립’에 착수했다고 4일 밝혔다.
대전시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공동으로 수립하는 이번 과제는 바이오산업의 글로벌 성장 중심지인 대전시의 차별화된 역할을 모색하고, 대전 중심의 중장기 바이오산업 혁신전략 마련을 위해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정부와 주요 기업, 타 지자체들이 바이오산업의 특성화 및 전략화를 선점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6월 발표한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 및 전략’을 통해 민간과 함께 2030년까지 3대 핵심 신산업인 바이오, 시스템반도체, 미래차를 총 188조 원(민간투자 180조 예상)을 투자해 주력산업으로 키운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SK·LG 등 국내 주요 4대 그룹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 기업은 지난 5월 정부가 올해 혁신성장 신사업으로 중점 육성하기로 한 △수소·전기·자율주행 자동차 △바이오 △반도체 등 3대 신사업 분야에 대규모 투자와 함께 자체 TF 구성 등을 통한 경쟁력 제고 방안 마련에 착수한 바 있다.
또한, 바이오 분야를 둘러싸고 지자체 간 경쟁에 불이 붙은 지 오래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충북 바이오헬스 혁신·융합벨트 구축과 관련,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오송C&V센터에서 '바이오헬스 국가비전 선포식'을 열고 정부의 3대 신산업인 바이오헬스에 대한 육성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특히 충북 바이오헬스 혁신·융합벨트 구축의 핵심인 '오송 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와 '충주 바이오헬스 국가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지난해 국토부의 국가산단 후보지에 선정되고 이어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예비타당성조사 실시사업에 최종 선정되며 탄력을 받게 됐다.
대전은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기업연구소, 연구개발 역량 기반의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바이오산업이 발전해온 지역이다. 300여 개의 바이오테크 기업이 대덕특구에 밀집돼 바이오 클러스터의 최고 조건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기준 대전 바이오기업의 벤처캐피탈(VC) 투자규모는 2,444억 원으로 전국 8,417억 원의 29%에 달할 만큼 바이오 활성화의 잠재력이 우수하다.
따라서 대전 바이오산업의 혁신전략을 진즉 마련해 추진해왔다면 막강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세계적인 바이오 클러스터로 발돋움할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다.
대전시는 이번 전략수립을 통해 바이오산업을 대전의 혁신성장을 견인할 대표 전략산업으로 집중 육성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나아가 우리나라 미래먹거리를 책임질 바이오 경제 실현을 위한 핵심주체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제라도 집중력을 발휘해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시는 대전 바이오 산업 분야 전반의 보유역량을 조사해 현 수준을 진단하고 세계적인 바이오클러스터인 미국 보스턴의 핵심 성공요인과 비교분석해 벤치마킹 요소들을 발굴, 바이오산업 혁신전략 과제를 도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전시 문창용 과학산업국장은 “대전과 보스턴이 갖고 있는 특성이 유사하기 때문에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는 대전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다”며 “보스턴의 성공요인을 대전에 최적화된 형태로 적용해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대전 바이오 클러스터의 강점을 살려 제대로 육성해야 할 것이라고 기업들과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한편, ‘대전 바이오산업 글로벌 혁신성장 2030 전략’은 지난 달 수립에 들어가 내년 4월 도출할 예정이다. 예산은 2억1천만원이 투입된다.
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