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이하 ‘프듀X’) 투표 조작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CJ E&M 본사 고위 관계자를 입건해 혐의 유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12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 5일) 구속된 ‘프듀X’ 제작진, 기획사 관계자를 포함해 현재까지 10여 명이 입건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Mnet 채널을 보유한 CJ E&M 본사의 고위직 관계자가 입건됐는지에 관해 “입건은 돼 있다”면서도 “혐의가 있는지는 더 들여다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찰은 입건된 관계자가 몇 명인지, 어느 정도의 직급인지 등 자세한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투표 조작 의혹에 대해 공정 사회를 실현하는 차원에서도 철저하게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고위 관계자가 투표 조작에 개입했는지 등을 철저히 수사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지난 7월 논란이 불거진 ‘프듀X’ 뿐 아니라 Mnet의 아이돌 오디션 시즌 전반에 걸쳐 투표 조작이 있었는지 수사 중이다. 또 제작진 외에 윗선의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살펴 보고 있다.
앞서 경찰은 ‘프로듀스 101’ 시즌 1∼4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해 특정 후보자에게 이익을 준 혐의(사기·업무방해 등)를 받는 안준영 PD와 김용범 CP(총괄 프로듀서) 등 제작진 2명을 구속했다.
프로그램을 담당한 안 PD는 경찰 조사에서 올해 방송된 ‘프듀X’(시즌4) 와 지난해 방송된 ‘프로듀스48’(시즌 3) 등 두 시즌에 걸쳐 순위 조작이 있었음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안 PD와 김 CP의 구속 기간이 조만간 만료됨에 따라 이들을 오는 14일께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프듀’ 투표 조작 논란은 지난 7월 ‘프듀X’ 마지막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 투표 결과 유력 데뷔 주자로 예상된 연습생들이 탈락하고 의외의 인물들이 데뷔 조에 포함되면서 불거졌다. 이어 1위부터 20위까지 득표수가 모두 특정 숫자의 배수로 설명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의혹이 확산됐다.
논란이 커지자 Mnet 측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시청자들 역시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려 엠넷 소속 제작진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고,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