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암세포가 면역 반응 회피하게 만드는 핵심원리 발견

국내 연구진, 암세포가 면역 반응 회피하게 만드는 핵심원리 발견

기사승인 2019-11-14 09:31:56

국내 연구진이 암 환자의 암세포가 면역세포를 억제해 면역 반응을 회피하게 만드는 핵심원리를 발견했다.

신의철 한국과학기술원 교수와 민병소·김호근 연세대 교수 공동 연구팀은 암 환자의 암세포가 면역세포를 억제하는 기제를 알아냈다고 13일 밝혔다. 암 환자는 암세포에 대항하는 면역세포, 특히 ‘T세포’의 기능이 약하다. T세포의 기능이 약해지는 주된 이유는 T세포가 PD-1이라는 억제 수용체를 과다하게 발현하기 때문이다.

최근 유행하는 면역항암제도 PD-1 억제 수용체의 기능을 차단해 T세포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원리로 작동한다. 하지만 면역항암제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 투여받은 환자 중 일부에게만 치료반응이 나타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그간 혈관형성인자로만 알려졌던 혈관내피성장인자라는 혈관형성인자 단백질이 암세포에 대항하는 T세포의 기능을 약하게 하는 주요 원인임을 새롭게 밝혀냈다. 암세포는 종양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혈관내피성장인자를 과다 생성한다. 이로 인해 암 조직에 혈관도 과다 생성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혈관내피성장인자가 혈관 형성 이외에도 T세포 억제라는 중요한 작용을 통해 암의 성장을 돕는다는 사실을 새롭게 규명했다.

암세포에서 생성된 혈관내피성장인자는 암세포에 대항하는 T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수용체에 결합해 T세포에 톡스라는 단백질 발현을 유도하고 톡스는 T세포의 기능을 억제하고 약화하는 유전자 발현 프로그램을 작동시킨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암 환자의 면역항암제 치료 효율을 높이는 전략도 제시했다. 암 성장을 막을 목적으로 혈관내피성장인자 저해제가 이미 개발됐기 때문에 연구팀은 새로 발견한 혈관내피성장인자의 T세포 기능 억제작용을 근거로 혈관내피성장인자 저해제를 면역항암제와 함께 사용한다면 치료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이번 연구에서도 면역항암제와 혈관내피성장인자 저해제를 병합 치료하면 우수한 항암 효과가 있음을 동물 모델에서 증명했다.

신의철 교수는 “암세포와 면역세포 사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상세히 연구함으로써 임상 치료 전략을 제시하게 된 중요한 연구이다”라며 “향후 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면역기전 연구 및 면역항암제 개발 연구를 계속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사이언스 면역학(Science Immunolog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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