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고위험' 상품 판매제한…원금손실 가능성 20~30% 이상인 사모펀드

은행 '고위험' 상품 판매제한…원금손실 가능성 20~30% 이상인 사모펀드

기사승인 2019-11-14 15:10:14

최대 원금손실 가능성이 20~30% 이상인 사모펀드 상품의 은행 판매가 제한된다. 우리·하나은행의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손실 사태에 금융당국이 은행의 고위험 상품판매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또한 금융당국은 상품판매와 관련한 경영진의 내부통제 책임을 명확히해 소비자 피해 발생시 경영진에 대한 제재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4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문제가 된 우리·하나은행의 해외금리연계 DLF 총 판매 잔액은 7950억원(8.7일 기준)으로 대부분 9~10월 중 34.9~98.1%의 원금손실이 발생했다. 평균 손실률은 52.7%에 달한다. 이번 사태로 금감원에 접수된 분쟁조정 건수만 268건에 달하며, 금감원은 접수된 건을 대상으로 불완전판매 여부 등을 판단해 12월중으로 배상비율을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원인이 금융회사들이 사실상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공모펀드를 사모펀드로 판매하면서 투자자보호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원금보장 기대가 높은 은행에서 고위험 상품을 판매하면서 투자자보호가 취약했고, 고위험 상품의 설계·제조·판매 全 과정에서 금융회사들의 리스크관리와 내부통제 미흡에 있었던 것으로 평가했다.

금융당국은 재발방지를 위해 먼저 사모펀드가 공모펀드와 기초자산과 손익구조가 동일‧유사한 경우 원칙적으로 공모펀드로 판단하기로 했다. 실질적 공모상품의 사모형식 판매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사모는 사모답게, 공모는 공모답게 판매하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개념을 새로 도입해 은행의 고난도 사모펀드 판매도 제한하기로 했다. 고난도 투자상품은 파생상품을 담고 있어 투자자의 이해가 어렵고, 최대 원금손실 가능성이 20~30% 이상인 상품이다. 결국 은행의 고난도 사모펀드 판매를 제한해, 은행을 투자자 보호 장치가 잘 갖춰진 공모펀드 중심 판매채널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당국은 은행이 고난도금융투자상품을 ‘신탁’에 편입하는 것도 제한하며, 이를 보험사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의 최소투자금액도 1억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하고, 녹취의무와 숙려제도 역시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사모펀드 최소투자금액은 지난 2015년 5억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된 이후 4년만에 다시 3억원으로 상향된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상품판매에 대한 감독 역시 강화하기로 했다. 최고경영자(CEO), 준법감시인·위험관리책임자에 대해 상품판매와 관련한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기준 관리의무를 부여하고, 관리·감독 소홀로 다수 금융소비자 피해 유발시 엄격한 제재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투자상품의 제조사와 판매사가 연계하여 영업단계별로 준수하여야 할 행위준칙도 마련되며, 판매 결정과정에서의 이사회와 CEO의 역할도 명시하기로 했다.

이밖에 자산운용사(법상 펀드 설립·운용 주체)가 판매사로부터 ‘명령‧지시‧요청’ 등을 받아 펀드를 설립·운용하는 OEM펀드를 엄격히 규제하기로 했으며, 불완전판매에 대한 제재 강화차원에서 불완전판매 적발시 징벌적 과징금(수입의 최대 50%까지)을 부과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금융당국 역시 고위험상품 투자자 리스크 점검회의를 정례화하는 등 금융투자상품 판매에 대한 당국 차원의 상시감시 및 현장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개선방안을 2주간의 의견수렴을 거쳐 법령 개정 前까지 행정지도로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당국은 이번 방안과 별도로 라임 환매 연기 등 사모펀드 관련 실태점검을 거쳐 점검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제도 보완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