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전세자금대출 증가세가 올해 들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대출 수요가 감소한 영향으로 보인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주요 5개 은행의 10월말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76조9257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4034억원 늘었다. 이는 9월 증가액 1조2099억원 보다 다소 증가세가 다소 확대된 모습이다.
다만 올해 전반적인 전세대출 증가세는 둔화되는 추세다.
올 10월까지 5대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3조9496억원(22.2%) 늘어났다. 지난해 같은기간 전세자금대출 잔액이 15조1525억원(34.0%) 증가한 데 비해 1조2000억원 가량 증가세가 감소했다.
은행권의 전세대출 증가세 둔화는 우선 전월세 거래량 감소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의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아파트 전월세 거래 신고 건수는 12만722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만4841건)보다 5.7% 감소했다.
여기에 부동산대책의 일환으로 정부의 전세자금 대출 규제도 시행됐다. 정부는 9·13 대책에서 1주택자는 부부합산 소득 1억원까지만 전세대출의 공적 보증을 제공하고 2주택 이상은 공적 보증을 제한하기로 했다. 공적보증이 제공되지 않으면 사실상 은행에서 전세자금 대출을 받기 어려워 진다.
아울러 (新)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규제도 전세자금 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신예대율 산출시 가계대출에 가중치가 붙어 가계대출이 많으면 많을수록 현재보다 예대율이 오르게 된다. 따라서 은행들은 내년부터 적용되는 신예대율 규제를 준수하기위해 가계대출 확대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한편 5대 주요은행 가운데 올해 들어 전세자금대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농협은행이다. 농협은행은 여타 은행에 비해 예대율에 여유가 있어 올해 전세대출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으로 분석된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