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냉방병’만큼 겨울철 ‘난방병’도 유의해야 한다.
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시작됐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난방기구를 많이 찾게 되고 온종일 창문을 열 일이 없어졌다. 이렇게 생활하다 보니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고 공기 질도 나빠지기 마련이다. 자칫 ‘난방병’에 걸릴 수도 있게 된다.
난방병은 여름철 냉방병에 비해 다소 생소할 수 있다. 냉방병과 반대되는 말로 겨울철 과도한 난방과 건조한 실내 환경으로 발생한다. 밀폐된 공간에 난방을 지나치게 하면 실내외 온도차로 인해 여러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주로 두통과 함께 눈·코·목 등이 건조해져 따갑거나 통증을 느끼게 된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어지럼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기억력이 감퇴하며 정신적인 피로감으로 작업능률이 저하되거나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심하면 허리나 무릎·손목 등의 관절이 욱신거리고 손발이 부을 때도 있다.
난방병은 밀폐건물증후군의 일종이다. 밀폐건물증후군은 환경요인에 의한 병으로 밀폐된 실내공간에서 장시간 생활함으로써 생기는 여러 증상을 통칭한다. 특히 요즘처럼 창문을 꼭 닫고 히터를 가동하면서 일하는 사무실에서는 밀폐건물증후군 현상을 보이는 사람이 늘어난다. 증후군의 특징은 사람들이 건물 내로 들어가면 증세가 나타나고 밖으로 나오면 괜찮아지는 경우가 많다.
난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가급적 난방기의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다. 적정 실내 온도는 18~20℃가 적당하다. 적정 실내온도가 되면 난방기를 끄고 겉옷이나 무릎담요, 실내화 등 보온용품으로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좋다. 따뜻한 차를 마시는 것도 도움 된다.
외부활동을 마치고 실내로 들어오면 조금이라도 빠르게 온도를 높일 생각에 난방기를 강하게 가동하기도 하는데 급격한 온도 차로 몸의 면역력이 약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 춥더라도 주기적으로 환기해야 한다. 일조량이 풍부하고 하루 중 가장 따뜻한 오후에 잠시 난방기구를 끄고 창문을 열어두는 것도 좋다.
실내가 지나치게 건조해지지 않도록 40~60%의 적정습도 유지를 위해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습도 조절해주는 식물을 키우는 것도 방법이다. 하루 8잔 정도의 물을 섭취해 우리 몸에도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주어야 한다.
환기가 안 되는 실내에서 먼지가 많이 쌓이면 호흡기 질환에 취약할 수 있으므로 청소를 자주 해 청결한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 잠깐씩이라도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하며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실내에서도 틈틈이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는 것도 난방병 증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오한진 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난방병은 심각한 질환은 아니지만, 삶의 질을 낮추고 일상생활을 불편하게 할 수 있어 평소 올바른 생활습관과 대처법으로 적절히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실외에서 맑은 공기를 쐬면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장기간 지속되면 이상 증상이 생길 수 있다. 하루 중 80% 이상을 실내에서 생활하고 있는 만큼 당장 증상이 없더라도 건강을 위해 항상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