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희 아나운서 ▶ 식품 및 유통가 소식 살펴보는 워키토키 시작합니다. 오늘도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조현우 기자, 안녕하세요.
조현우 기자 ▷ 네. 안녕하세요.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오늘 워키토키는 어떤 주제 준비되어 있습니까?
조현우 기자 ▷ 일부 배달대행 기사들의 음식 빼먹기가 도를 넘자, 프랜차이즈 업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일부 업체에서는 음식 빼먹기 방지를 위해 포장용기 겉면을 봉인하는 스티커까지 등장했을 정도인데요. 실제로 한 외식산업 관련 연구단체의 배달서비스 고객 불만 사항 조사결과를 보면, 배달직원의 태도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배달직원에 대한 문제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관련 내용 살펴보려고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치킨, 피자, 떡볶이, 족발 등 배달음식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죠. 특히 최근에는 고객이 주문한 배달음식을 배달 대행사의 기사가 몰래 빼먹는 배달사고가 종종 발생해 문제되고 있는데요. 잦은 배달 사고에 대한 대책은 없는지, 조현우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조현우 기자, 현재 우리나라 배달 앱 시장 규모. 어마어마하죠?
조현우 기자 ▷ 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배달 앱 시장 규모는 폭발적으로 성장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연 평균 55.1%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배달 앱 시장 규모는 2013년 3347억 원에 그쳤으나, 2018년에는 3조원 규모로 커졌고요. 배달 앱 이용자 증가율도 같은 기간 연 평균 95.7%에 달하며 지난해 기준 25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배달 앱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배달 앱 이용이 늘면서 소비자 불만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요?
조현우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배달음식 관련 소비자 불만은 총 483건으로, 2017년 394건 대비 22.6% 늘어났습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배달 음식 관련 상담 건수는 143건으로, 작년보다 2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리고 그 중에는 일부 배달 대행 기사들의 음식 빼먹기가 의심된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는 거죠?
조현우 기자 ▷ 네. 실제로 인터넷에서는 대행 기사들에게 들키지 않고 음식을 빼먹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글이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관련 업계 종사자로 추정되는 한 사람이 지난 7월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보면, 가장 쉽게 빼먹을 수 있는 배달 음식은 탕수육과 순살 치킨 등이고 난이도가 가장 높은 음식은 떡볶이, 감자탕 등 각종 국물 요리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 이유는 용기에 소스 자국이 남거나 포장지를 벗길 경우 음식이 빨리 식기 때문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실제로 CCTV 등을 통해 배달기사들이 배달 중인 음식을 몰래 빼먹는 상황이 공개되기도 했는데요.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배달 거지라는 신조어도 등장했고요. 그런데, 그런 문제가 발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업주들이 배달 대행사를 이용하는 이유는 뭡니까?
조현우 기자 ▷ 이용자 증가율이 시장 성장률보다 가파르기 때문입니다. 최대한 많은 주문을 소화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으니, 외식업계도 배달 대행업체도 배달 서비스에 힘을 쏟을 수밖에 없는 건데요. 음식 배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음식 제조와 배달의 분업화도 빠르게 진행됐고, 이제는 배달 주문이 들어왔을 경우 점주들이 콜을 넣으면 선착순으로 대행 기사들이 주문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대행사는 점주들에게 월 고정비를 받고 그 외 건수에 따라 추가 수당을 받게 있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매년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보니, 배달 서비스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건데요. 어떻게 보면 그 과정에서 점주들은 배달 대행사와 고객 중간에 끼어, 피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겠어요.
조현우 기자 ▷ 네, 맞습니다. 고객 불만이 쌓여 안 좋은 후기가 인터넷, SNS 등에 퍼질 경우 장사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게 되는데요. 또 최근에는 대행 기사들의 담합행위도 무섭습니다. 배달 경쟁이 치열한 수도권은 그나마 덜하지만, 일부 지방에서는 점주가 대행 기사들에게 불만을 제기할 경우, 해당 음식점의 콜을 단체로 거부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배달 대행 기사들이 단체로 보이콧 선언을 하는 경우도 있는 거군요.
조현우 기자 ▷ 네. 실제로 각 지역의 대행 기사들이 모여 있는 메신저 단체방에서는 배달 기사에게 불만을 제기한 음식점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렇게 블랙리스트에 올라간 음식점의 점주는 황금시간대에 몰려오는 배달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업주 소속이 아닌 배달 대행업체 소속 배달원을 직접 관리하기는 어렵고, 또 잘못 보이면 아예 배달 업무를 하지 않겠다고 나설 수도 있는 상황이니 자영업자들은 참 난감하겠어요.
조현우 기자 ▷ 네. 업주들은 주문을 배달 앱에 노출할 뿐, 배달원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없습니다. 노출된 주문을 먼저 선택한 배달원이 해당 주문을 수행하는 식이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배달 대행업체 기사들을 관리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배달 대행 기사들은 식당 업주와 계약한 사이가 아니니까요. 업주들이 직접 배달원을 고용하던 때에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잖아요.
조현우 기자 ▷ 네. 과거에는 대부분 식당이 배달 기사를 직접 고용해 월급을 주며 일을 시켰고, 배달 기사 역시 식당에서 돈을 받는 처지였기 때문에 고객의 음식을 함부로 빼먹는 행동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대부분의 배달 대행 기사는 배달 대행업체 소속으로, 기사 개인이 아닌 업체와 식당이 계약하는 방식인 데다, 매번 배달 대행 기사가 바뀌기 때문에 사실상 관리 감독하기는 어려운 구조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음식배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졌어요. 그로 인해 배달 대행업체 소속 기사들이 배달에 나서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요. 최근 일부 음식 배달 앱 서비스는 일반인도 배달할 수 있도록 하고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더라고요. 그 부분도 좀 살펴볼게요. 조현우 기자, 이제 일반인 배달 서비스가 경쟁적으로 등장하고 있죠?
조현우 기자 ▷ 네. 여러 업체 뿐 아니라 배달 대행회사도 일반인 배달 알바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일반인 이용자가 배달 서비스에 나서면 더 많은 주문량을 소화할 수 있는데요. 일반인 배달 서비스는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자신의 이동수단을 이용해 음식을 배달하고, 건당 수입을 받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업체 별로 다르지만 배달 한 건당 3000원에서 5000원 정도를 벌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특정 시간에 주문이 몰려도 일반인들이 배달할 수 있도록 해, 배달이 밀리는 걸 막아줄 수 있는데요. 배달 대행업체 소속 기사 뿐 아니라 일반인까지도 라이더로 나서자,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요?
조현우 기자 ▷ 네. 일단 전업 라이더들 사이에서는 일반인 라이더가 늘어나면서 수입이 줄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 일반인 라이더가 단거리 주문 물량을 선점했기 때문에, 전업 라이더는 일반인 라이더가 하지 않는, 배송시간이 오래 걸리는 주문만 맡게 되고, 결국 그만큼 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앞서 이야기했지만, 현재 배달 앱 시장은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게 현실인데요. 배달기사가 모자라 일반인들까지 아르바이트 형태로 배달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라이더 간 경쟁이 발생하고 그로 인한 불만이 나오고 있는 이유는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조현우 기자 ▷ 소득수준이 높지 않아서입니다. 올해 한국고용정보원의 우리나라 플랫폼 경제 종사자 규모 추정 조사 결과에 따르면, 플랫폼 노동 종사자가 얻는 월평균 소득은 100만 원 이하 라는 응답 비율이 36.5%로, 가장 높았는데요. 월 평균 소득은 약 164만원이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군요. 라이더 입장에서는 불만이 높지만, 업체 입장에서는 괜찮을 것 같아요. 배달 경쟁이 치열해 졌다는 건 그만큼 외식업체가 배달할 음식량이 늘어났다는 뜻이니, 곧 외식업체의 수익도 늘어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거잖아요. 어떻습니까?
조현우 기자 ▷ 그렇게 해석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정작 외식업체 수익도 늘어나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인데요.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최근 한국외식업중앙회 회원 중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소 236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배달 서비스를 이용한 이후 전년 대비 수익에 큰 변화가 없었다는 응답은 44.3%에 달했고요. 오히려 수익이 감소했다는 응답도 19.6%에 달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많은 소비자들이 배달 앱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외식업체들도 어쩔 수 없이 배달 서비스를 도입할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수익 증대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니라는 건데요. 왜 그런 걸까요?
조현우 기자 ▷ 배달 대행 수수료와 포장비용 등 부대비용이 이유로 꼽히고 있습니다. 또 배달을 통한 매출액 비중은 전체 매출 중 45.79%지만, 건별 결제액은 배달이 가장 낮은데요. 배달로 인한 건당 평균 결제액은 1만7884원으로, 매장이용 평균 1만8021원, 포장 1만8487원보다 훨씬 낮았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최근 배송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반인 배송 서비스를 도입한 곳이 크게 늘고 있는데요. 라이더 근무조건이나 외식업체 수익성 악화 등의 부작용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만큼, 그 부분도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럼 다시 배달음식 빼먹기 사고 이야기로 돌아가 볼게요. 소비자 입장에서 내가 배달시킨 음식을 누군가 중간에서 먹고 온다는 건 기분 나쁠 뿐 아니라, 위생상 문제도 있기 때문에 뭔가 대책 마련이 필요해요. 조현우 기자, 음식 빼먹기 논란이 제기된 후, 어떤 대책들이 마련되고 있습니까?
조현우 기자 ▷ 이에 일부 외식업체에서는 배달 안심 스티커를 붙이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해당 스티커는 봉인해제 혹은 안심 스티커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고, 스티커가 없거나 포장훼손이 흔적이 보이면 매장에 연락주세요 라는 메시지가 남겨져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일부에서는 대행 기사들의 배달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배달 스티커를 도입하고 있군요.
조현우 기자 ▷ 네. 아예 온라인 쇼핑몰에는 배달 피해 방지 안심 스티커가 판매되기 시작했는데요. 해당 스티커에는 고객을 안심시키는 문구가 기재돼 있고, 배달 음식 포장지 겉면에 붙일 수 있도록 디자인 됐습니다. 음식 포장을 열면 스티커가 찢어지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고객이 배달 음식이 없어졌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물쇠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음식 빼먹기는 매장에서 출고한 완제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본사와 직접 관련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소비자 불만은 결국 해당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신경을 쓰고 있는 모습인데요. 스티커 뿐 아니라 다른 대책도 나와 있나요?
조현우 기자 ▷ 안심 스티커뿐 아니라 배달 음식 빼먹기를 방지하기 위한 이색적인 아이디어들도 잇따라 올라오고 있습니다. 누리꾼들은 식품 포장기를 이용한 밀봉, 특수 제작된 용기 등 돋보이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이른바 배달 거지들에 대응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배달 업계 전반에 불신이 일면서 외식 업체들이 안심 마케팅에 나서기 시작하고 있는데요. 그렇게 안심 스티커 등을 이용하면 소비자들의 불안을 가라앉힐 수 있을까요?
조현우 기자 ▷ 그 부분은 해결이 가능하지만, 안심 스티커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비용을 고객에게 전가시키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의 불만은 여전한 상황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배달 음식을 빼먹는 사고를 막기 위해 도입된 안심 스티커 비용을 소비자에게 부과한다고요?
조현우 기자 ▷ 네. 얼마 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달 음식 새로운 추가비용이라는 글이 게시되었는데요. 배달 스티커를 부착할 경우, 500원이 추가된다는 글이었습니다. 작성자는 배달비 2000원을 받는 것도 모자라서 스티커 부착 비용으로 500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냐는 주장을 했는데요. 배달 사고는 관리를 못한 업주의 책임인데 왜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배달음식 빼먹기를 막기 위한 스티커 비용 역시 고객에게 추가로 전가시킬 수 있어 논란이 이어지고 있군요.
조현우 기자 ▷ 네. 온라인에는 배달 앱 이용 시 300원에서 500원을 내고 스티커 부착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는 후기가 올라오고 있는데요. 대다수는 정량을 받기 위해 추가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데 대해 불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러게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그런 일련의 배달 사고들에 대해 배달 앱 업체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조현우 기자 ▷ 최근 상황을 예의주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배달 앱 업체 관계자는, 아직 특별한 민원이 접수된 적은 없지만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전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최근 배달원 음식 빼먹기가 논란되면서, 일부 업체는 음식을 밀봉하거나 한번 붙으면 찢어지는 배달 안심 스티커를 붙이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로 인한 비용 역시 소비자가 부담하게끔 하고 있어 불만은 여전히 높은데요. 어떻게 보면 그저 배달원의 양심에 맡겨야 하는 것이 현실이네요.
조현우 기자 ▷ 네. 그래서 더 문제입니다. 장난처럼 시작된 고객 음식 빼먹기는 이제 사회 문제로 지적되는 수준에 이르렀는데요. 배달대행 기사들의 그러한 행동은 절도라는 범죄에 해당하는 데다, 맨 손 등으로 음식을 집어먹을 경우 식중독 등 위생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배달 시장이 앞으로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것은 불 보듯 뻔한만큼, 배달대행 기사들의 고객 음식 빼먹기 같은 행위는 강력히 제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시장 트랜드는 변했고, 이제는 배달 앱이 생기기 전으로 돌아가 매장마다 배달기사를 직접 고용할 순 없는 상황인 만큼, 배달기사들의 양심 있는 행동도 필요하지만, 보다 확실한 대책 또한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워키토키 마칩니다. 지금까지 조현우 기자였습니다.
조현우 기자 ▷ 네. 감사합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