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30년 이상 구호활동에 매진한 일본인 의사 나카무라 테츠(73)씨가 무장괴한의 총격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에 일본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는 나카무라씨가 4일(이하 현지시간) 아프간 숙소에서 25㎞ 떨어진 관개공사 현장으로 이동하다가 무장괴한의 총격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함께 차량에 타고 있던 동료와 운전사, 경호원 등 모두 목숨을 잃었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프간의 성자’로 불리는 나카무라는 지난 1984년 아프간 국경 부근에 있는 파키스탄 페샤와르 병원의 한센병 의사로 부임해 아프간과 파키스탄에서 의료지원 활동을 펼쳤다. 2000년부터는 가뭄 대책의 일환으로 우물파기 등의 사업도 했다. 2003년 아프간 동부에서 용수로 건설을 시작해 지금까지 1만6500헥타르의 용지에 물을 공급하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으로 나카무라는 2003년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했다. 지난 10월에는 아프간 정부로부터 명예 시민권을 받았다.
그가 의료지원 목적으로 설립한 폐샤와르회의 홍보담당 이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현지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충격과 슬픔에 빠져 있다”며 비통한 감정을 드러냈다고 매체는 전했다. 세디크 세디키 아프간 대통령실 대변인도 4일 애도를 표하며 “아프간 사람들의 삶을 바꾸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고 밝혔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도 같은 날“아프간에서 가장 처지가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데 인생의 대부분을 바친 사람에 대한 무분별한 폭력 행위”라며 아프간 무장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이번 테러를 비난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편, 이 사건에 대해 일본 언론은 계획적인 범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5일 해당 사건에 대해 “현재 외무성 및 경찰청을 포함해 관련 기관이 정보수집에 힘쓰고 있다”며 “해외 긴급 전개팀 파견을 포함해 본국(일본)의 지원 방향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