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에 사는 이미경(42세)씨는 얼마 전 친정 부모님과 함께 김장하다 자주 손을 주무르며 통증을 호소하는 엄마를 병원으로 모시고 갔다. 평소 손을 많이 쓰시는 엄마의 가사노동 특성상 퇴행성 관절염이라고 생각했지만, 영상 검사 및 혈액검사 결과 ‘류마티스관절염’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손과 손목, 발 관절에서 통증이 발생하면 흔히 퇴행성 관절염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자가면역질환인 류마티스 관절염일 수도 있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관절 질환은 일상생활에서의 불편함은 물론 삶의 질을 저하하는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요즘처럼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는 겨울이 되면 관절의 가동성이 크게 떨어지고 근육 수축이 동반되면서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특히 류마티스 관절염은 치료가 늦어질수록 관절이 굳어지면서 구부러지는 관절구축이 진행되기도 하고 관절이 파괴되면서 뼈가 침식되어 움직임이 제한되는 기능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빠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생기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초기 증상이 퇴행성 관절염과 유사해 적절한 대처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관절의 과사용과 노화가 원인이 되는 골관절염과는 달리 류마티스 관절염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가락이 뻣뻣해지고 주먹이 잘 쥐어지지 않는 조조강직이 30분 이상 오래 지속되는 경향을 보인다. 

또 관절통 외에도 피로감, 식욕저하, 체중감소, 미열과 함께 안구 건조, 입마름 등의 전신성 증상을 통해서도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한쪽 손이나 무릎에 증상이 나타나는 퇴행성 관절염과는 달리, 양측 좌우 대칭으로 통증이 발생하고 손가락 끝 마디처럼 비교적 작은 관절에 다발성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관절이 자주 붓거나 통증이 반복된다면 하루빨리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퇴행성 관절염은 X-ray 검사로 진단이 이뤄지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은 내과 전문의의 진찰과 더불어 혈액검사, 초음파 검사 등을 동반하여 종합적으로 진단한다. 

신승환 서울척병원 류마티스내과 과장은 “흔히 관절이 붓거나 욱신거리고 뻣뻣해지는 증상을 보이게 되면 골관절염으로 자가 진단을 하거나 가벼운 찜질 등으로 대처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통증과 부기가 6주 이상 지속한다면 혈액검사 및 영상 검사 등을 통해 관절 통증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가 면역과 관련된 질환들은 사실상 완치의 개념으로 볼 수는 없지만, 초기에 정확한 진단으로 적절한 약물치료와 꾸준한 관리가 이뤄진다면 관절의 손상을 막고 통증을 관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