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찾아서” 오현 곽승한(영택) 사진전

“빛을 찾아서” 오현 곽승한(영택) 사진전

기사승인 2019-12-10 02:01:23


-늘 새로운 빛을 찾아 떠도는 사진 유목민-

-기존 사진 틀 벗어나 주관적 해석 돋보여-

-빛을 찾도록 도와주는 길라잡이가 내 역할-

-반도카메라 갤러리서 19일부터 1231일까지-

사진가 오현 곽승한(영택)의 사진전 빛을 찾아서가 오는 19일 충무로 반도카메라 갤러리에 개막한다.

곽 작가 사진을 처음 마주하면 누구든 강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는 제도권에서 정식으로 사진을 공부한 사람이 아니다. 한때는 그림에 심취하기도 했다. 어느 날 붓을 던져버리고 미국행을 택한 오현은 사진작가로 변신했다. 자아가 강한 그의 작품은 독특하다. 고고한 선비 같은 그는 남과의 섞임을 싫어한다. 그런 그의 성품이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그의 작품은 제도권에서 보면 원칙을 벗어나도 한참이나 벗어난 듯 보인다. 전통적 사진문법을 거부한 그의 작품을 바라보면 기존의 틀에 무언가 하려는 이야기가 많아 보인다. 그는 모든 사물을 주관적으로 해석하고 표현하기를 즐긴다. 그의 사진은 차가운 듯 따뜻하다. 도도해보이지만 겸손하다. 실험정신이 강하면서도 어느 구석에서는 여성스러운 면도 눈에 들어온다. 빛을 바라보고 해석하고 솜씨가 남다르다. 그의 작품은 보는 각도에 따라 해석이 틀려진다. 한 작품 한 작품 묘한 매력이 넘친다.

개인전을 여는 작가의 변이다.

“50년이란 세월을 입에 올리기가 쑥스럽다. 빛을 찾아 나서기 전,

내 삶의 빛깔은 헤르만 헷세 소설의 주인공 크늘프 위에 내리 덮이는

순백의 눈이었다. 소리로 치자면 하이패츠의 바이올린 현에 긁혀

신음하는 샤콘느의 비탈리였을 것이다.


30여년전 그리스도의 고상을 들고 캘리포니아 사막에 떠밀리듯

들어선 뒤, 지금까지 나는 빛을 찾아 다녔다.

조리개를 열 때마다 빛을 머금은 시간이 카메라에 스며드는 것을 느낀다.

태고부터 지금까지 빛은 생명이고, 아름다움이고, 은총이다.

빛이 손 내미는 곳에 생명이 피어나고, 아름다움이 뿜어 나오고,

은총에 대한 감격이 있다. 하여 빛을 머금은 시간을 담을 때

우리 모두는 행복하다.

언제부터인가 예술의 기본 요소는 단순함’ ‘자연스러움’ ‘신비함으로

압축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함은 과하지 않음, 자연스러움은 억지스럽지 않음,

신비함은 감추어짐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세 가지 요소의 출발점과 종착점은 언제나 작가 자신이다.

아마도 작가를 창의력이라는 단어로 바꿀 수도 있을 것이다.

작품은 오브제나 기술이 아니라 작가의 내면으로부터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진 작가는 빛을 머금은 시간을 예술적으로 맛깔스럽게

버무리는 사람인 것이다.

 

사진을 배우겠다며 찾아오는 후배들을 볼 때 종종 무력감을 느낀다.

나는 스스로 빛을 찾도록 도와주는 사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카메라의 메커니즘이나 보정 기술을 이야기하자면 나는 할 말이 거의 없다.

붓으로 그림을 그리듯 빛 살로 형상을 빚는 나의 감성은 아날로그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회는 빛을 찾도록 도와주는 길라잡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빛은 찰나에 머무르다 사라진다. 흐르는 시간에 따라 빛의 품질도 달라진다.

빛과 함께 했던 찰나의 시간을 공유하게 되어 기쁘다.” 고 밝혔다.

매번 실험정신이 강한 작품을 선보여온 곽승한 작가는 그동안 21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이번 전시회는 1231일까지 이어진다. (일요일 및 공휴일 휴관)

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

곽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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