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배출가스 저감 사업 ‘헛발질’..경북도 경유차·건설기계DPF 실적 '0'

환경부, 배출가스 저감 사업 ‘헛발질’..경북도 경유차·건설기계DPF 실적 '0'

기사승인 2019-12-10 15:41:49

환경부가 미세먼지 저감대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노후 경유차와 건설기계 등 주요 이동오염원의 배출가스 저감 사업이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대상차량을 지방자치단체에 대거 할당했지만 일부 사업의 경우 손도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감장치 제작사 한곳 없는 열악한 지방의 실정을 감안하지 않고 무리하게 추진한 것이 원인이다.  

그런가 하면 사업기간도 터무니없이 짧게 잡아 사실상 회계연도인 올해 내에 사업을 마무리하기에는 시간적인 한계도 따른다. 

특히 쓰다 남은 예산은 이월해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어 사업의 연속성에 대한 문제마저 제기되고 있다.     

환경부가 실적에만 급급한 나머지 과도한 밀어붙이기식 사업이 부작용을 낳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경북도에 따르면 환경부로 부터 지난 10월 추경을 통해 조기폐차 등 배출가스저감사업 지원 대상차량 1만1460대에 225억2423만원을 배당 받았다.

사업별로는 노후경유차 조기폐차 1만대, 화물차 LPG엔진개조 240대, 경유차저감장치(DPF)부착 850대, 건설기계DPF 100대, 건설기계 엔진교체 270대 등이다.

여기에다 연초 본예산에서 잡힌 4075대를 더하면 저감장치부착 대상차량은 총 1만 5535대로 늘어난다. 

그러나 경북지역에는 저감장치를 제작하는 회사가 한 곳도 없어 사업추진이 난감한 상황이다.

저감장치 제작사 대부분 수도권에 몰려 있어 물량이 한꺼번에 밀려들 경우 지방까지 조달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북지역에는 이를 부착하는 공업사도 3곳에 불과해 1270대의 대상차량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때문에 경유차DPF와 건설기계DPF, 건설기계 엔진교체 사업 등은 단 한건의 실적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사업은 모두 환경부가 지방의 실정을 외면하고 인위적으로 배당한 사업들이다. 

그나마 집행실적을 보이고 있는 화물차 LPG엔진 개조의 경우도 본예산 60대 와 2차 추경 240대 등 총 300대의 대상차량 가운데 추진차량은 약 35%인 107대에 불과했다.

조기폐차도 마찬가지다.

본예산 3965대와 2차 추경에서 할당된 1만대를 포함 총 1,3965대 중 8949대를 집행해 60%를 겨우 넘겼다.

이처럼 모든 사업에서 진척이 전혀 없거나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서 환경부의 과도한 정책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문제는 환경부도 이런 사정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으면서도 사업실적을 내기 위해 무모하게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환경부가 배포한 ‘2019년 운행차 배출가스 저감사업 보조금 업무지침’에는 신청자가 폭주할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일정기간 접수를 중단하는 등 대기민원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제시했다.

지자체가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효율적인 방법으로 민원을 해소하라는 지침이다.

환경부가 저감장치 관련 지방의 열악한 현실을 알면서도 무리하게 밀어붙였다는 결론이다. 

따라서 환경부가 이동오염원 배출가스 저감 사업을 꼭 집어 배당하지 말고 선택기준을 지방자치에 가감하게 위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수도권에 몰려있는 저감장치 제작사가 전국 동시에 수요가 발생하면서 공급량 한계로 물량이 적은 지방은 기피하고 있다”면서 “저감장치부착사업이 대상자선정 후 최소 6개월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예산의 명시이월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도에게 많은 재량권을 줘야한다” 면서 “지금과 같이 환경부가 사업을 찍어 내려주는 방식은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동=노재현 기자 njhkukinews@gmail.com

노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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