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1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 반발하며 강경노선을 택할 것임을 시사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2일 담화문에서 “미국은 이번 회의 소집을 계기로 도끼로 제 발등을 찍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짓을 했다”며 “우리로 하여금 어느 길을 택할 것인가에 대한 명백한 결심을 내리게 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북한은 연말까지 미국에 ‘새 계산법’을 가져오라고 요구한 상황이며, 미국의 요구로 열린 안보리 회의에 대한 이같은 입장을 보인 것은 내년부터 강경한 길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졌다. 또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라는 비교적 높은 수위의 형식을 취해 안보리 회의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표출했다.
실제 외무성 대변인은 “연말 시한부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는 속에 미국이 우리에 대한 도발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며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가 유엔 제재 결의를 이행한다고 떠벌린데 이어 미국은 안보리 공개회의라는 것을 벌여놓고 적대적 도발 행위를 또다시 감행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과 같이 예민한 때에 미국이 우리 문제를 논의하는 안보리 공개회의를 주도하면서 대조선 압박 분위기를 고취한데 대해 절대로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으며 미국이 선택하는 그 어떤 것에도 상응한 대응을 해줄 준비가 있다”고도 했다.
또 대변인은 “저들은 때없이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려도 되고, 우리는 그 어느 나라나 다 하는 무기시험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야 말로 우리를 완전 무장 해제시켜 보려는 미국의 날 강도적인 본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은 지난 7일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새로운 로켓엔진시험으로 추정되는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발표하고 유엔 안보리 회의를 제의했다.
미국은 안보리 회의에서는 북한이 도발을 한다면 안보리는 응분의 행동을 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경고하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이에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5일 방한 시 판문점 등에서 북측과 접촉을 모색할지, 접촉한다면 북미 대치상황에서 돌파구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