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앱 하나로 모든 은행 계좌를 조회하고 돈을 이체할 수 있는 오픈뱅킹 시대가 열렸다. 금융소비자들은 더 이상 은행별로 앱을 깔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졌고, 핀테크 기업들은 은행과 본격적인 서비스 경쟁에 나설 환경이 마련됐다. 다만 은행들은 그동안 ‘집토끼’로 여겨온 충성고객의 이탈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1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오픈뱅킹 서비스가 전면 시행에 돌입했다. 앞서 금융위는 10개 은행을 대상으로 지난 10월 오픈뱅킹의 시범실시를 시작한 이례 이날 전면시행에 따라 핀테크 기업에도 금융결제망을 오픈했다.
오픈뱅킹의 전면시행과 함께 은행에 도전장을 내민 핀테크 기업은 31개사에 달한다. 앞서 오픈뱅킹 사업을 신청한 핀테크 기업이 133개에 달하는 만큼 핀테크 기업의 참여는 보안검증을 마치는 데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전면시행 첫날 참여한 대표적인 핀테크 기업으로는 비바리퍼블리카(토스), 핀크, 카카오페이, 디셈버앤컴퍼니(핀크), 레이니스트(뱅크샐러드), 쿠콘 등이 있다.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업 예비인가를 획득한 토스를 놓고 보면 오픈뱅킹 시행에 따라 더 이상 은행 계좌를 하나씩 연결할 필요가 없어졌다. 한 번의 조작만으로 공인인증서에 연결된 모든 은행 계좌가 실시간으로 토스앱과 연동된다. 여기에 핀테크 기업의 금융결제망 사용에 따른 수수료가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무료송금 서비스 확대와 비용절감이 가능해 졌다.
핀테크 기업들이 금융결제망 개방과 수수료 인하로 은행과 본격적인 금융서비스 경쟁이 가능해 지면서 은행들도 대응에 나섰다. 편리함과 간편함을 내세운 핀테크 앱에 고객을 뺏길 경우 장기적으로 은행의 고객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이에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오픈뱅킹 전면시행 첫날 모바일플랫폼 쏠에 ‘간편앱출금’, ‘꾹이체’, ‘바로이체’ 기능을 타은행 거래에도 적용하는 쏠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다. 또한 기업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은 경품증정 이벤트를 통해 고객이탈 차단에 나섰다.
당국은 핀태크 기업과 은행의 금융소비자를 두고 벌이는 경쟁을 지지하면서도, 경쟁이 출혈경쟁이 아닌 서비스 개발 경쟁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현재 이체와 조회 업무에 한정된 오프뱅킹의 한계를 극복해 자산관리 분야로 새로운 서비스 개발이 적극적으로 진행돼길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오픈뱅킹을 통한 손쉬운 상품 비교가 가능해져 간편한 자산관리를 통해 금융소비자의 자산형성 기회가 크게 확대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는 은행과 핀테크 기업들이 특화서비스 출시를 통해 건전 경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