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의 불신임이 부결돼 회장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29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최 회장의 불신임 안건이 부결됐다. 전체 204명이 참여한 이번 불신임 투표에서는 찬성 82표, 반대 122표가 나왔다.
불신임 안건을 발의한 박상준 의협 대의원(사진)은 “집행부가 찢어진 투쟁의 깃발만 나부낀다”며 “총회를 발의하기까지 수많은 고뇌와 갈등을 했지만, 협회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잘못을 바로잡고 최 회장을 불신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40대 집행부는 의료계의 많은 난관을 극복해달라는 간절함으로 시작됐다”며 “정부를 압박하는 효과적인 투쟁을 하지 못했다. 실망과 좌절만 줬다. 의협 내 각종 위원회 구성에서도 단결을 강조하면서 자기 뜻에 맞지 않는 사람을 배제했다. 또 개인적 정치편향 노출로 협회의 권위를 낮췄다”고 주장했다.
이에 최 회장(사진)은 “정부와 긴밀한 협의로 의료제도를 만들고 있다”며 “투쟁하기로 해놓고 기만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우리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임시총회의 개최만으로도 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초회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다만 지난 7월 목숨을 건 단식 투쟁을 했던 건 개인을 위한 게 아니었다. 진료만 하고도 의사다운 삶을 만들기 위한, 충실한 의료정책 투쟁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투쟁이었다. 심사숙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투표 방식에 대한 설왕설래도 있었다. 의협 정관상 출석 대의원의 3분의 2이상 이라는 문구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논의였다. 전자투표를 통해 204명이 출석한 것으로 나왔는데, 실제 투표수와 다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불신임안 투표는 재적 대의원 239명 중 204명이 참여해 찬성 82표, 반대 122표가 나왔다. 이로써 최 회장의 의협 회장직은 계속된다.
불신임안 투표에 이어 ‘의협 정책 방향 정상화를 위한 특별위원회(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대한 안건에 대한 투표가 이어졌다. 박상준 대의원은 “집행부가 올바르지 않은 정책을 세우고 있다. 지금 당장이라도 의정협상을 주체적으로 회원들을 위해서 이끌어갈 능력이 있는 사람이 대정부 협상에 나가야 한다”며 비대위 구성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송명제 의협 대외협력이사는 박 대의원의 말을 반박했다. 그는 “현재 의정 협상을 진행 중이고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비대위가 구성되면 논의를 새로 시작해야 한다.그리고 실손보험청구법, 공단 특사경 등 의협과 관련된 법안에 대해서 잘 대처해왔다”고 주장하며 비대위 구성의 건에 반대 의견을 전했다.
비대위 구성 안건도 재적 239명 중 202명 참여해 비대위 찬성 62명, 반대 140명으로 부결됐다. 239명 대의원 중 대다수가 참석해 최 회장 불신임 안건, 비대위 구성 안건 모두 부결됨에 따라 의협 집행부의 투쟁 행보가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