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신재하 “불안감에 쫓겨 일하던 과거, 지금은 달라요”

[쿠키인터뷰] 신재하 “불안감에 쫓겨 일하던 과거, 지금은 달라요”

기사승인 2019-12-31 14:27:23

MBC ‘웰컴2라이프’의 윤필우와 SBS ‘VIP’ 마상우, 배우 신재하가 올해 연기한 캐릭터엔 공통점이 있다.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 반듯하거나 가벼운 이미지로 소개된 이들은 극이 전개될수록 또 다른 모습을 내보이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작품에 재미를 더하고 완성도를 높이는 히든카드였던 셈이다. “올해는 임팩트 있는 역할을 연달아 맡았네요. 촬영이 쉽지는 않았지만, 굉장한 보람을 느낀 작업이었어요. 열심히 살았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VIP’ 종영 직전 서울 학동로 한 카페에서 만난 신재하의 말이다.

“사실 ‘웰컴2라이프’와 ‘VIP’ 촬영 기간이 겹쳤어요. 체력적인 것은 힘들지 않았는데, 두 작품에서 캐릭터가 극단적으로 달라서 처음엔 걱정이 많았죠. 비교하자면 ‘웰컴2라이프’는 모든 것을 불태우는 느낌이었고, ‘VIP’는 치유하는 느낌이었어요. ‘웰컴2라이프’에서 힘을 빼고 연기하는 방법을 배운 것이 ‘VIP’를 작업할 때 도움이 되기도 했어요. 전혀 다른 두 캐릭터를 연기하며 그만큼 많이 배웠죠.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원하던 시기에 기회를 만난 것 같아요.” 

신재하가 ‘VIP’에서 연기한 마상우는 드라마 초반 눈치 없고 철없는 신입사원으로 그려지다가 조금씩 달라진다. 업무적인 부분에선 성장하고 나정선(장나라)을 향한 마음도 차츰 다른 성격을 갖는다. 이러한 변화 덕분인지, 드라마가 중반부를 지나면서는 나정선과 마상우가 이어지길 바라는 시청자도 다수였다.

“저는 나정선과 마상우가 함께 하는 장면이 이렇게까지 화제가 될 줄은 몰랐어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반응이 좋아서 기분이 좋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죠. 정선에 대한 상우의 마음이 처음부터 사랑은 아니었어요. 처음엔 나를 혼내지 않고 보듬어주는 선배였죠. 그런데 정선에게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일어나고, 그것을 옆에서 보면서 점차 좋아하는 마음으로 발전해 나갔다고 생각하며 연기했어요. 조금씩 변하는 감정을 표현하려 했죠.”

드라마는 무겁고 진지한 느낌이었지만, 현장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극 중 설정처럼 실제로도 연기자 중 막내였던 신재하는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을 때도 마상우인 것처럼 ‘강아지’ 상태로 있었다”고 말했다. 

“밝고 장난도 자주 오가는 현장이었어요. 모든 선배가 저를 잘 챙겨주셔서 편하게 일하기도 했고요. 장나라 선배와는 두 번째 만남인데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예전에 KBS2 ‘너를 기억해’를 작업하며 장나라 선배와 몇 마디 주고받는 장면을 찍었는데, 그때 너무 긴장해서 어떻게 촬영했는지 기억도 안 나요. 이번엔 조금 달랐어요. 멀리 있는 스타가 아니라 친근한 선배 같았죠. 후배들을 잘 챙겨주시기도 했고, 연기에 대한 제 의견을 먼저 물어봐 주시기도 했어요.”

2014년 데뷔 이후 쉼 없이 달려온 신재하는 자신의 지난날을 “운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마치 ‘VIP’의 마상우처럼 실수도 잦았고, 과정도 매끄럽지만은 않았다는 것이다. “운으로 출발해 얼마간은 불안감에 쫓겨 일했다”고 고백한 신재하는 “이제는 조금 다른 마음으로 연기한다”며 웃었다. 

“지금은 마음이 편해졌어요. 불안감을 가지고 일한다고 잘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거든요. 올해 초 문득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을 왜 불행하게 하고 있지?’라는 질문을 스스로 한 후 마음가짐이 바뀌었어요. 연기자 생활을 오래 하고 싶은 만큼 건강한 마음을 갖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다만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다양한 역할, 장르를 겪어보자는 저와의 약속은 그대로죠.”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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