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는 2020년 새해를 맞아 ‘이리오너라~ 업고놀자!’를 주제로, 예향 남도의 대표 관광지인 진도 운림산방과 해남 설아다원을 1월 관광지로 추천했다.
‘예향’ 전남은 예로부터 학문과 예술을 꽃피워 남도문화를 이뤘고 학덕이 높은 선비와 붓과 먹으로 글씨를 쓰는 묵객을 많이 배출했다.
진도와 해남은 조선시대에 한양과 멀리 떨어진 탓에 유배지로 자주 선택되기도 했다. 당시 이곳으로 유배를 온 사람들은 당파싸움에서 밀렸지만 글, 그림 등에 조예가 깊었다. 유배 생활 동안 글과 그림으로 세월을 보냈고 사람들과 교류를 활발하게 한 덕분에 학문과 예술이 꽃을 피웠다.
그 대표적인 곳 가운데 한 곳이 바로 진도 ‘운림산방’이다. 조선 후기 남종화의 대가 소치 허련(1808-1893)이 말년을 보냈다. 첨찰산 아래 자리잡은 이곳은 그 풍경만으로도 수묵화로 그려낸 듯한 멋을 지녔다.
소치 선생은 작은 집 앞에 ‘운림지’라는 연못을 파고 한가운데 둥근 섬을 만든 후, 직접 섬에 배롱나무를 심었는데, 그 아래 커다란 바위와 어우러져 고풍스러운 느낌을 자아낸다. 운림산방을 한 바퀴 둘러보는 데는 20여 분이면 충분하지만 곳곳에 놓인 의자에 앉아 여유롭게 풍경을 감상한다면 여행의 재미를 더할 수 있다.
운림산방 옆 소치기념관에는 소치의 작품은 물론 그의 스승과 후손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이곳에서 꼭 감상해야 할 작품은 소치의 전형적 화풍을 엿볼 수 있는 ‘선면산수도’와 봄이 오기 전 꽃을 피운 고결함을 나타낸 ‘매화도’다.
최근 운림산방은 하루 평균 1천여 명의 방문객이 찾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추운 겨울이지만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운림산방을 돌아보면 한 해를 여유롭게 시작할 기운이 느낄 수 있다.
차를 통해 득도의 경지에 올랐다는 초의선사가 머물렀던 해남은 조선시대 말부터 차의 성지였다. 현재는 차 문화의 명맥이 많이 사라진 상태지만 두륜산 암봉 반대편 자락에 차밭 ‘설아다원’이 조용히 그 명맥을 잇고 있다. 부부가 직접 차를 재배하고 가꾸며, 유기재배 인증을 받은 차밭이다.
설아다원은 단순한 차 농원이 아니다. 직접 찻잎을 따 덖어볼 수 있는 차 만들기 체험과 차 명상, 제철음식 체험, 풍물 체험도 할 수 있다. 그 중 백미는 바로 부부의 우리 가락 공연이다. 아내는 진도아리랑, 흥부가 등의 판소리를 구성지게 부르고, 남편은 그에 박자를 맞춘다. 한옥에서 전통차를 마시며 우리 가락을 듣는, 더없이 전통적인 공연이다.
따뜻한 차 한 잔과 구성진 판소리 공연의 즐거움을 만끽한 뒤 차밭을 산책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어둠이 깔린 차밭은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이다. 달빛이 비치는 차밭을 따라 걷다가 나무 데크에 누워 밤하늘을 바라보면 도시 생활에서 찾을 수 없는 낭만을 느낄 수 있다.
김명신 전남도 관광과장은 “예향 남도에서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흥겨운 한 해의 시작을 열길 바란다”며 “올해도 전남의 다양한 매력을 알리는 데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남도 월별 추천관광지에 대한 상세 내용은 전라남도 종합 관광정보시스템 ‘남도여행길잡이(www.namdokorea.com)’에서 볼 수 있다.
무안=전송겸 기자 pontneuf@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