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대전시장이 최근 중구가 부구청장을 자체 승진 임명한 데 대해 공식 석상에서 유감을 나타냈다.

허 시장은 6일 열린 확대 간부회의에서 "최근 기초자치단체가 일부 인사를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한 것을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 시장은 "(시·구 간 인사 교류는) 전체적인 것들을 고려해 상호 합의와 조정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이 문제는 행정과 관련한 문제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해석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행정부시장이 원칙을 정확하게 하고, 집행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정윤기 행정부시장은 이날 오후 기자실을 찾아 "중구가 인사권이라는 측면에서 자치분권을 도모한다면 (부구청장을 제외한) 다른 인사 분야에서도 자체적으로 할 게 많이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중구와 인사 교류를 중단할 것임을 에둘러 설명했다.

정 부시장은 중구가 시에 위탁해 신입 직원을 채용하는 것에 대해 "중구가 독자적으로 자치 인사권을 발전시킨다면 채용 시험도 직접 하겠다고 할 것"이라며 "중구청장이 지방자치법에 따라 인사권을 행사했다는데 앞으로 채용도 법 규정에 나온 대로 규칙과 원칙에 맞게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부시장은 "시청으로 전입해 승진 기회를 노리려던 중구 공무원은 아쉬울 것이고, 이번에 승진해서 중구 부구청장으로 내려갈 것을 기대했던 누군가는 서운할 것"이라며 "다음 인사가 줄줄이 예정된 상황에서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 좋은 방안을 도출해 낼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중구는 시와 자치구가 협의해 부구청장 인사를 하던 관행을 깨뜨리고 지난 2일 4급이던 조성배 안전도시국장의 3급 승진과 부구청장 임명을 결정했다.

시는 중구에 공문을 보내 인사 교류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교부금 등 예산 지원 중단 등도 검토할 계획이다. 

박용갑 중구청장은 그동안 시 소속 3급 공무원이 부구청장에 임명된 것은 잘못된 관행이라고 보고 있다. 지방 분권에도 어긋나고 구정 전반에 익숙한 구 소속 4급 공무원이 승진해 부구청장 업무를 보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