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나 비가 올 때면 조심히 걷는다. 하지만 눈·비가 온 뒤 보이지 않는 빙판길로 인한 낙상 사고도 잦아 주의가 필요하다.
빙판길 낙상 사고는 고령일수록 더 주의가 필요하다. 앉아 있다가 일어나면서 혹은 걸으려고 하다가 옆으로 비스듬히 넘어지는 고관절 골절이 많다. 이 경우 낙상의 충격이 적어 외상이 심하지 않으리라 생각하는데 고령 대부분이 골다공증을 앓고 있어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일어날 수 있다.
유기형 경희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빙판길 등 낙상에 의한 고관절 골절은 대부분 넘어진 자세에서 꼼짝 않고 움직이지 못한 채 이동에 어려움을 호소한다”며 “고관절은 척추와 하지를 연결해주는 관절로 한 번 골절이 발생하면 자세를 바꾸는 것조차 매우 힘든 부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관절 골절은 욕창·폐렴·요로 감염·심혈관계 합병증 등으로 이어져 급격한 노쇠로 접어들기 쉽다. 특히, 여러 합병증으로 인해 고관절 골절 환자의 30% 가량이 골절 후 2년 내 사망에 이른다. 여러 질병 가운데 고관절 골절만큼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질환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이다.
유 교수는 “사소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작은 실천으로 골절을 예방할 수 있다. 빙판길이나 경사면 근처에서의 보행은 가능하다면 최소화하고, 주의해야 한다”며 “비타민D는 체내 근력을 유지하는 중요한 물질로 고령 여성의 약 90%는 결핍으로 진단되고 있다”며 “부족한 비타민D는 약물로 보충하는 것이 좋으나, 칼슘을 과도하게 섭취할 시 오히려 좋지 않을 수 있어 골다공증 검사 후 복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어가다가 넘어지기도 하며, 음주로 인한 낙상 사례도 많다. 안면은 외상에 의한 손상 가능성이 높아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안면 부위는 해부학적인 특성상 골절의 양상과 처치 방법, 예후가 다양하다. 이로 인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계획 수립이 타 부위보다 어려운 편이다.
최병준 경희대학교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는 “기능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심미적, 정신적 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안면외상은 초기 처치와 관리가 중요하다”며 “추운 날씨에는 장갑 착용을 통해 두 손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여 낙상 시 안면을 방어해 부상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도한 음주나 부주의한 빙판길 보행은 균형감각 저하로 낙상 위험도를 높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안면골의 골절이 일어나면 대부분 전신마취하에 수술을 시행한다. 골절 시, 뼛조각의 변형이 있다면 수술은 필수적이다. 수술 후에는 발음과 씹는 기능 회복을 위해 약간의 고정기간이 필요하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