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통신회사로서의 정체성인 '텔레콤'을 떼고 사명을 변경할 예정이다. 내부에서 논의 중인 새 이름은 'SK하이퍼커넥터'이다. 통신 분야 비중을 줄이고 인공지능, 모빌리티, 유통 및 미디어 신사업 등을 아우르는 종합 ICT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8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자사의 통신 매출이 60%인데 새로운 ICT 분야가 성장하여 비슷해 질 것으로 보고, 정체성에 걸맞는 이름 변경을 고민하고 있다"며 "통신, 커뮤니케이션을 넘어서 초협력을 의미하는 'SK하이퍼커넥터'를 얘기해 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명 변경과 함께 총체적 변화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라는 회사가 하나의 조직으로 있을 필요가 없고, 여러 조직으로 분산시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SK가 초협력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언급했다. 그는 "특히 AI분야에서 초협력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은데, 이미 AI 관련해서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이 이미 글로벌끼리 초협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한국에서 따로 해서 도저히 게임이 안 될 거라는 생각을 했다"며 초협력을 고려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작년부터 시작됐는데, 우리만이 아니라 삼성도 마찬가지고 글로벌 회사와 다른 차원의 협력을 해야 한다"며 "저희와 3자 협력 분야가 많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도이치텔레콤, 싱클레어 등 빅 플레이어와 협력을 맺고 비즈니스 모델을 넓히고 있다. 이번 CES에서도 아마존과 5G 모바일 엣지 컴퓨팅(MEC), 글로벌 전기차기업 바이톤과 협력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초협력의 사례로 아마존과의 협력을 언급하기도 했다. "클라우드라는 서비스를 만든 아마존의 앤디 제이시 CEO와 미팅을 했고, 반도체 협력과 공정에 대한 얘기도 했고, 우리를 클라우드에 굉장히 큰 파트너로 삼아서 강력한 협력을 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SK텔레콤이 푹(POOQ)과 손잡고 진행하는 동영상 제공 서비스(OTT) 웨이브(wavve)도 초협력의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는 "리드 헤이스팅스(넷플릭스 CEO)를 만났는데, 제가 웨이브를 가지고 있으니 헤이스팅스 태도가 다르다"며 "우리 같이 협력하자고 (했다). 초협력을 통해 웨이브라고 하는 방패가 생긴 거다"라고 말했다.
삼성과의 협력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7일인 전날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과 미팅에서도 AI 분야 초협력을 제안한 바 있다.
그는 "누구(SK텔레콤의 AI 스피커)를 삼성 가전에 넣으면 좋은데, 아무래도 홈 IoT 서비스 허브는 저희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가 RCS 1000만이 넘어가고 있는데, 화상전화에 대한 요금이나 그 외 불확실성을 빨리 제거해주면 서비스가 빨리 보편화되지 않겠냐, 그런 논의를 하고 있다"고 보았다.
자회사의 상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5개 회사마다, 빨리 가는 회사는 올해 말 정도 되고 한 2~3년 될 것"이라며 "피 흘리던 자회사의 실적, 구조가 파지티브하게 돌아섰다"며 "회사의 변화를 그런 식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