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을 앞두고 사측의 일방적인 통보로 부서배치가 연기된 쌍용차 해고노동자 대부분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쌍용자동차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최근 무기한 유급휴가 통보를 받은 쌍용차 해고노동자 4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대상자 46명 중 36명이 설문에 응했다.
지난 1년간 우울 또는 불안장애가 있었다는 응답이 69.4%를 차지했고 불면증이나 수면장애를 겪고 있다는 응답은 86.1%에 달했다. 현재 삶이 불안정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91.7%였다. ‘매우 불안정하다’는 응답이 52.8%, ‘불안한 편이다’라는 응답이 38.9% 순이었다. 현재의 건강상태를 묻는 문항에 좋다는 응답은 1명뿐이었다.
사측의 ‘무기한 휴직’ 통보에 전혀 예상하지 못해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는 응답은 76.5%였다. 예상하지 못했고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는 응답은 20.6%, 응답자 중 한 명 만이 충격이 크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달 복직을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는 응답도 70.6%였다.
지난해 월평균 소득에 관해 물음에 16명(44.4%)이 ‘200만원 이하’를 받는다고 응답했고, 300만원 초과는 6명(16.7%)이었다.
범대위는 “국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사회적 합의를 파기하는 기업은 용서받을 수 없다. 국가폭력과 정리해고로 30명의 해고자와 가족이 목숨을 잃은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복직을 함께 기뻐하고 축하했던 국민들은 사회적 합의 파기에 대해 분노하며, 조속히 합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쌍용차 노사는 해고자 119명 가운데 60%를 지난 2018년 말까지 복직시켰다. 나머지 해고자 46명에 대해서 지난해 9월 공장 복귀를 해야 했지만, 회사는 기업노조와의 합의로 지난해 12월 24일 이들에게 무기한 복직 연기를 통보했다. 쌍용차 측은 ‘회사 상황이 어렵다’며 이들을 부서배치 하지 않고 유급휴가로 전환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