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날씨로 인해 수족냉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수족냉증은 그 자체로 하나의 질환이라기보다는 다른 질환의 증상 중 하나이므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치료하지 않으면 질환이 악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수족냉증의 원인은 현재까지 뚜렷하게 밝혀진 바 없다.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모든 것들이 수족냉증의 간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겨울철에는 낮은 기온으로 교감신경이 말초혈관을 수축하고 이로 인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수족냉증 증상이 더 심해진다. 혈액순환이 저하면서 혈액공급이 줄어 심장과 가장 멀리 있는 손, 발부터 체온이 낮아져 냉기를 느끼게 된다.
스트레스도 원인이 된다. 스트레스로 혈관이 수축하고 혈류량이 감소해 몸이 차갑게 느껴지는 것이다. 또 외부의 자극에 민감해지는 자율신경 실조증이 유발돼 신체전환 증상이 발생하고, 호르몬의 변화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전환 증상으로는 위장장애, 두통, 생리통, 월경불순, 요통, 전신 피로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유산이나 불임을 격을 수도 있으며 질염 등에 의한 냉 대하가 잘 발생하기도 한다.
수족냉증은 주로 중년의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이는 생리와 출산에 의한 호르몬 변동이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정서적으로 더 예민하기 때문이다. 출산 후유증·생리통·생리불순·불임환자 중에 수족냉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관련이 있다. 특히 40세 이상의 갱년기 여성·출산 후의 산모·갑상선 기능 저하·빈혈·골반염증 환자 등에서 호르몬의 분비 저하 및 자율신경 기능저하로 혈액량이 감소되면서 냉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산부인과 외래 환자들은 스스로 평소 손발이 차고 배가 냉하며 허리가 시린 냉증 환자라는 말을 하는데, 냉증이라는 말은 엄밀히 말해 질환이라기보다는 증상이다. 단순히 차갑다고 느껴지는 증상 외에 심한 경우 통증이 나타나거나 만성피로, 소화불량 식욕저하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심혈관·내분비질환 관련 검사와 월경불순, 월경전증후군, 냉 대하, 유산, 불임 등 의심되는 질환에 대한 철저한 산부인과검사를 통해 그에 따른 원인 치료가 필요하다.
양윤석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수족냉증이 심해지면 일상생활을 하는데 큰 불편을 겪는다”며 “빈혈이나 두통이 어떤 질병의 증상인 것처럼 냉증 또한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의 일부로 증상의 원인을 찾으려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수족냉증을 예방하려면 장기적으로 생활습관 개선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운동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은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체온을 높여주며 정신건강 개선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또 원활한 혈액순환을 위해 음주, 흡연,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평소 찬 음식은 피하고 신경 기능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무기질과 비타민 B1, B12 등이 많이 함유된 식품 위주로 영양가 높은 식사를 섭취하도록 한다. 철분과 비타민 F가 많이 들어있는 사골탕과 소의 간, 콩, 마늘, 우유, 찹쌀 등의 섭취가 도움이 된다.
또 고혈압이나 동맥경화가 길어지면 수족을 차갑게 만드는 원인이 되므로 짜게 먹지 않는 식생활을 실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방법이다. 짧은 치마나 얇은 옷을 자주 입을 경우 차가운 환경에 많이 노출되어 체온이 떨어지기 쉬우므로 배와 손발뿐 아니라 몸 전체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몸의 긴장을 풀기위해 스트레칭을 하거나, 손과 발을 마사지 해주고 반신욕이나 족욕으로 손발을 따뜻하게 해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잠자리에 들기 전 38~40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 10~20분 간 손발을 녹이면 몸의 긴장이 완화되고 체온이 상승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준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