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하면서 한국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창업 1세대는 막을 내리게 됐다.
1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명예회장은 이날 오후 4시30분경 숙환으로 별세했다. 신 명예회장을 마지막으로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 정주영 현대 회장, 구인회 LG 회장, 최종현 SK 회장 등 재계 1세대는 막을 내리게 됐다.
재계 1세대는 1970년대 조선·건설·중공업 등 주요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을 창업하며 국내 경제의 고도성장을 이끌었다는 평을 받는다.
이병철 삼성 회장과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은 각각 1987년과 2001년 별세했다.
이병철 회장은 1983년 2·8 도쿄 선언 후 반도체 산업에 뛰어들며 삼성을 세계적 기업으로 키워냈다. 정주영 회장은 건설로 사업을 시작해 자동차, 중공업 등 후방산업을 일구며 한국 경제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1969년 별세한 구인회 LG 창업 회장은 1931년 진주 구인회포목상점을 열며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1945년 LG그룹 모체인 락희화학공업사를 설립하며 국내 생필품 시장의 기틀을 닦았다.
1998년 세상을 떠난 최종현 SK 창업회장은 형인 최종건 회장이 세운 직물 업체 선경직물을 물려받은 뒤 재계에 몸 담았다. 최 창업회장은 대한석유공사(현 SK이노베이션),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인수한 최종현 회장이 SK를 재계 대표기업으로 육성했다.
지난달 타계한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전자, 자동차, 조선 등에서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며 대우그룹을 재계 2위로 일궜다.
수송보국을 꿈꿨던 조중훈 대한항공 창업주는 2002년 세상을 떠났다.
국내 경제의 초석을 닦았던 창업 1세대가 모두 무대 뒤로 사라지면서 이제 재계는 3·4세대가 전면에 나서게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수석 부회장은 각각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 정몽구 회장을 이어 경영 전면에 나선 상태다.
LG 4세인 구광모 회장은 2018년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40대에 기업을 맡았다.
한진그룹 3세대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조양호 전 회장이 별세하자 지난해 4월 회장에 취임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