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호협회가 최근 법원이 수술 상황에서 의사가 간호사를 성추행한 것에 대해 무죄로 판단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28일 간협은 이번 판결과 관련해 “전 세계가 간호사가 인류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공헌한 업적을 기리며 세계보건기구(WHO) 최초의 ‘세계간호사의 해’로 선포한 해에 이와 같은 우울한 판결을 접하는 43만 간호사들의 참담한 심경에 침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의사의 평소 품행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이와 관련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으로 해당 행위가 충분히 고의성이 있었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며 “상식을 벗어난 판결을 재고해야 한다. 일부 의사가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으로 간호사에게 우월적 지위와 권한을 행사하는 행태가 문제의식 없이 용납되는 구태의연함이 법정판결에서조차 통용된다는 전형적인 사례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번 사건은 수술실에서 다분히 의도적인 신체접촉이 여러 번 있었고 그 이후에도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만한 대화가 오갔다”며 “피해 간호사는 계속해서 직장을 다닐 수 없었고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면서 정당한 권리구제와 정당한 판결을 법원에 구했다. 간호사도 의사와 동등한 의료인이면서 역할만 다른 데 기본적인 인권조차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의사로부터 당하는 성적 수치심과 폭언 정도는 참아내야 한다는 구태의연을 의식을 가진 해당 의사의 행태를 용인하는 심각한 판결로 받아들인다”고 강조했다.

간협은 “일부 의사들의 전근대적인 인식과 행태가 근절될 때까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싸울 것이며 이를 통해 간호사가 전문 의료인으로서 자긍심과 숭고한 소임을 다할 수 있는 풍토와 인식이 확산할 수 있도록 43만 회원들의 힘을 결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