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전세기 송환 교민’ 아산·진천 분산 격리수용

‘우한 전세기 송환 교민’ 아산·진천 분산 격리수용

지역 의회 반발 “사전 협의 없었다”

기사승인 2020-01-29 13:39:22

정부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해 30일과 31일 전세기로 국내 송환하는 중국 우한 지역 교민과 유학생을 충남 아산시 경찰 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 나눠 격리 수용하기로 29일 확정했다고 중앙일보가 전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국민 불안을 고려해 최대한 도심에서 떨어진 곳으로 수용 시설을 정했다”며 “잠복기인 14일이 지날 때까지 해당 시설에서 공동 생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급한 상황이라 지역 주민과 협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 진천군에 있는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은 외부에 개방하지 않는 곳이다. 기숙사 수용 인원은 519명 수준으로 진천 시내와 12㎞ 이상 떨어져 있고 대중교통과도 멀리 떨어져 주민 접근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진천혁신도시와는 도보로 2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충남 아산시에 있는 경찰 인재개발원도 아산 시내와 멀리 떨어져 있고 외부 개방하지 않는 장소다. 기숙사 수용 인원은 1276명 수준으로 천안·아산역과도 차로 20분 거리다. 

정부는 질병 관리 차원에서 한 곳에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주민 반발을 고려해 일정 지역 한 곳에 단독 수용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앞서 28일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과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 두 곳에 이들을 수용하고자 했다. 28일 오후 4시에 이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했지만, 주민 반발에 부딪혀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전세기로 국내 소환하는 인원은 총 694명이다. 이들은 김포공항으로 30일과 31일 4회에 걸쳐 입국하게 된다. 전세기에는 37.5도 이상 발열과 구토·기침·인후통·호흡 곤란 등의 의심 증상자는 탑승할 수 없으며, 중국 국적자 역시 중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 우리 국민의 가족이라도 탑승할 수 없다.

한편, 아산시와 진천군에서의 지역 반발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아산시의회는 “정부의 전세기 도착 후 이동 거리를 최소화하는 게 맞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산시로 수용장소로 거론되는 것이 합리적인 장소라고 보지 않는다”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전할 예정이라 밝혔다. 진천군의회도 “정부가 중국 우한 교민과 유학생을 사전 협의 없이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을 수용한다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수용계획 재검토를 강력하게 요청하겠다고 강조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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