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사라진 바른미래, 혼탁해진 미래

안철수 사라진 바른미래, 혼탁해진 미래

변혁사태 재현에 손학규 독자체제유지 ‘기로’… ‘각자도생’ 고민하는 의원들

기사승인 2020-01-30 01:00:00

“이틀 전(27일)처럼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대표가 손을 맞잡고 당을 하나로 만들어나갔으면 했는데…. 이렇게 서로의 길을 가게 돼 정말 너무나도 가슴 아프다. 앞으로 당이 어떻게 될지 걱정이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29일 탈당의사를 밝히며 창당의 두 축이 모두 빠진 바른미래당의 앞날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대내외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승민계 의원들의 출당 과정에서 벌어진 내부갈등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부터 정당의 유지조차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당장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비례대표 의원들의 당적문제도 바른미래당의 미래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를 지지하는 이들이 의원직을 포기하고 탈당을 선언하기도 어려운데다, 지난 유승민계가 주축이 된 ‘새로운보수당(과거 변혁)’의 창당과정에서처럼 손 대표가 이들을 순순히 놓아주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바미당  의원은 “이동섭 의원 등 당 내부에서는 탈당요구가 이어질 것이지만 출당을 시키면 교섭단체도 깨지고 하니 출당을 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며 “손 대표가 결단을 하겠지만 (비례대표들도) 몸 따로 마음 따로 행동할지도 모르겠다”고 내다봤다. 이어 “(안철수계의 포용여부를 포함해) 당의 방향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고도 전했다.

여기에 총선이 70여일 앞으로 다가와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아 분명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소속 의원들의 이탈까지 걱정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에 바미당 또다른 의원은 “당이 사면초가”라며 “국민들도 둘(안 전 대표와 손 대표)이 함께 뛰는 모습을 보고 싶어 했을 텐데, 굉장히 아쉽다”고 지지층의 추가이탈에 대한 걱정을 내비쳤다.

아울러 “총선이 코앞인데 분열되는 모습만 보이고 있다. 다시 올바른 길로 나아가야 할 텐데 일단 손 대표의 결정을 기다려 봐야할 것 같다”면서도 “요즘은 무조건 날 따르라고 따르지 않는다. 따르고 싶어야 따른다. 특히나 국회의원들은 자기주장이 강한데 따르라고 따르겠냐. (각자) 살길을 찾지 않겠냐”고 ‘각자도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시사했다.

실제 채이배 의원은 28일 “손학규 대표와 안철수 전 의원의 입장을 보고 실망했다. 당이 이런 상황에서 정책위의장을 맡아서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냐”면서 당의 정책위의장직 사퇴서를 제출했고, 안철수계로 분류됐던 문병호 전 최고위원과 김영환 전 의원은 29일 중도·보수 대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에 사실상 합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당이 분열되는 양상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도 긍정적이지는 않다. 정치평론가 겸 여론조사전문가인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안철수 전 대표가 없는 바른미래당의 독자생존은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안 전 대표의 탈당으로 대선주자가 없어지며 단일정당으로서의 영향력을 상실했다”며 “단시일 내에 지도부의 혁신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지지층의 엑소더스(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특정 장소를 떠나는 상황)가 발생해 공중분해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어 해법으로는 “민주평화당 또는 대안신당과의 합종연횡”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손 대표는 안 전 대표가 탈당의사를 전하자 “우리 당을 창업한 소중한 정치적 자산이었던 안 전 대표가 탈당하게 된 것에 대해 당대표로서 아쉬움과 유감을 표한다. 안 전 대표가 밝힌 대로, 안전하고 공정한 사회와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가기를 고대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자신의 요구사항만을 얘기하고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당을 나가겠다는 태도는 정치인의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대화와 타협 없는 정치는 고립될 수밖에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면서도 향후 당의 운영계획이나 방향, 총선계획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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