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감염병 막을 ITS, 실제 이용 적어

해외 감염병 막을 ITS, 실제 이용 적어

메르스 이후 개발했지만, 의원급 의료기관 30% 사용 안 해

기사승인 2020-01-31 01:00:00

정부가 지난 2015년 중동급성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를 겪고 감염병 예방을 위해 개발한 ITS의 실제 이용 빈도가 적다는 지적이 나왔다. 

ITS(International Traveler Information System)는 해외 여행력 정보제공 시스템을 일컫는 말로 해외 감염병 발생 시 신속한 초기 대응을 위해 방문 환자의 해외 방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환자의 주관적 진술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 오염지역 방문 여부를 정확히 판단해 방역 프로세스를 가동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은 3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종별·시도별 ITS 이용현황’을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의원급 의료기관의 ITS 이용 비율이 72.3%로 나타났다. 상급병원은 100%, 종합병원 97.8%, 병원 93% 등에 비해 낮게 나타난 것이다. 전체 의료기관 7만2667개 중 45%를 차지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ITS 사용 저조로 ‘방역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30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건당국으로부터 신종 코로나 현안보고를 받으면서 김 의원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30% 가까이 ITS를 쓰지 않고 있다. 하루빨리 보완해야 한다”면서 환자가 약국에서도 해열제를 먹고 지역사회를 확보했지만, 약국은 ITS가 없다. 지탄받아야 한다.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움직여달라”고 조언했다.

약국에서 ITS가 없다는 지적에 대한약사회는 “29일 약국 관리 프로그램인 PharmIT3000 프로그램에서 ITS 기능을 반영했다”며 “여타 프로그램 업체에서도 조속하게 기능이 반영되도록 협조 요청한 상태다. 신종 코로나와 관련해 대응에 차질이 없도록 약국에서 관련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달라고 안내했다”라고 밝혔다. ITS 개발 당시 약국은 환자의 프라이버시 보호 차원에서 빠진 채 설계됐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도 ITS의 사용 미비에 대해 지적했다. 정 의원은 “메르스 사태 이후 잘 만든 ITS를 실제 사용하는 곳이 생각보다 적다”며 “정부의 관리·감독도 안 되고 있고 사용 여부 파악도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DUR과 ITS는 현재 권고 사항일 뿐, 의무 사항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DUR(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의 고유목적은 의약품 정보제공이지만, 정부가 2017년 이후 ITS를 DUR에 탑재하는 사업을 추진해왔다”며 “DUR 사용을 의무화하면 ITS 시스템과 연계한 구동을 통해 오염지역 방문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 위해 호흡기 질환 등으로 의료기관을 내원한 환자의 중국방문 정보는 반드시 확인돼야 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사각지대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강립 복지부 차관은 “의료기관을 통해 감염을 차단하는 것이 지역사회 전파를 막는 데 핵심 조치”라면서 “접수단계에서는 건강보험공단의 수진자 자격조회 시스템, 접수·문진 단계에서는 ITS, 처방단계에서는 DUR로 환자의 감염병 발생국 입국 여부를 알 수 있다. 의약단체들과 구성한 협의체를 통해 보완하겠다. 관련 학회와 협회를 통해서도 ITS 프로그램 운영·설치 등에 대해 홍보하겠다. 관리 책임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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