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2일 정부가 발표한 신종코로나 확산 방지 대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했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대한민국 입국금지를 포함한 신종코로나 대책을 발표했다.
의협은 “2일 발표한 조치만으로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후베이성으로 국한된 위험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할 것을 권고한다. 후베이성은 중국 당국이 해당 지역을 봉쇄한 상태라 입국 제한의 실효성이 없다. 감염병 방역 관리의 첫 번째 중요한 원칙은 유입 차단이다. 현재 전체 발생자의 40%가 후베이성 외의 중국지역에서 발생한다. 방역 외적인 요인을 고려하다가 골든 타임을 놓치면 우리 국민의 생명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의협은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지난 1일 담화문에서 감염병 위기경보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해 감염병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국가적 결단이 필요함을 제안했었다”며 “신종코로나가 제한적 전파를 넘어 지역사회 전파가 확인됐기 때문에 ‘심각’ 단계에 해당한다.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범정부적 총력 대응을 요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정부는 밀접접촉자와 일상접촉자의 구분을 없애고 확진 환자 접촉자는 모두 14일간 자가격리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의협은 “실제 국민과 일선 의료현장은 여전히 혼란스럽다”면서 “접촉기준과 확진 검사의 중요성은 2차 감염 관리 실패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매우 중요한 방역 예방관리의 기준 중 하나다. 진료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정확하고 투명한 방역 예방관리 지침과 함께 국민이 쉽게 알 수 있는 ‘접촉자’ 기준 등 대국민 관련 정보가 하루속히 제정돼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의협은 감염병 역학 및 예방관리 전문가와 함께 신종코로나 방역 예방관리 지침 등의 개정 작업을 민관합동으로 조속히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의협은 “지난 메르스 사태의 경험 속에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라며 “최근 질병관리본부가 소통의 부재와 비밀주의, 뒤늦은 정보 공개와 폐쇄적 행정 등을 보여 의료계가 매우 우려하고 있다. 이는 위기관리 대국민 소통의 기본원칙을 무시하는 것이다. 신종코로나 관련 모든 정보의 투명하고도 신속 정확한 정보 공개와 함께 질병관리본부, 방역 당국의 위기관리 소통시스템 구축과 정상화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중국 우한에서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한 달 전 40여명에서 1만7000명까지 늘었다.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 우리나라도 한 달 후 몇 배의 환자가 늘어날지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의협의 충정 어린 권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주길 바란다. 정부가 전문가의 조언에 귀 기울이고 국민과 의료계, 정부가 하나 되어 철저하게 대응한다면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