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6시 발매되는 그룹 여자친구의 새 미니음반 패키지엔 짧은 동화가 들어있다. 섬의 연못에게 마법을 선물 받은 소녀들이 어느날 그것이 과연 선물이기만 한지 스스로에게 묻는다는 내용이다. 소녀들은 질문하고 갈등하다, 결국 선택의 순간을 맞닥뜨린다. 여자친구의 새 음반 ‘회:레버린스’(回:LABYRINTH)가 시작되는 시점이다.
이날 오후 서울 광진구 구천면로에서 미디어 공연을 연 여자친구는 이번 음반을 두고 “새로운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회:레버린스’를 통해 자신들의 성장 서사를 본격적으로 펼쳐나가겠다는 의미에서다. 음반에 실린 6곡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소녀가 성장 과정에서 마주하는 선택의 순간’을 함축해 보여준다.
△ “여자친구의 새로운 성장 서사 예고”
음반은 어느 때보다 여자친구의 지금 모습과 밀착한 이야기로서 존재한다. ‘회: 레버린스’가 “소녀가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서 앞으로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는 복합적인 감정을 담은 음반”(소원)인 것처럼, 여자친구도 앞선 시간을 돌아보며 새로운 성장을 다짐했다. 지난 21일 유튜브에 공개한 동영상 ‘어 테일 오브 글래스 비드: 프리비어스 스토리’(A Tale of the Glass Bead: Previous Story)를 통해서다. 엄지는 “이전 활동곡의 뮤직비디오를 집약해 만든 영상”이라고 설명하면서 “서로와 함께하며, 평범하지만 행복했던 여섯 소녀들의 지난 이야기를 보여주고 동시에 여자친구의 새로운 성장 서사를 예고한 영상”이라고 귀띔했다.
음반에 실린 곡들은 하나의 이야기처럼 연결된다. 화려한 미로 속에 머무를지 아니면 빠져나갈지 충돌하는 소녀의 모습을 그린 첫 번째 트랙 ‘레버린스’부터 나에게 보내는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를 담은 마지막 트랙 ‘프롬 미’(From Me)까지, 선택의 과정에 선 소녀의 복합적인 감정이 유기적으로 이어진다. 탄탄한 이야기성 덕분에 연작에 대한 기대가 일찍부터 나왔지만, 여자친구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 “여자친구 리허설은 동료들이 구경할 정도”
타이틀곡은 ‘교차로’(Crossroads). 선택의 갈림길에 선 마음 상태를 표현한 노래로, 현악 선율로 서정성을 극대화하면서도 트랙이 시시각각 바뀌며 역동성을 줬다. 그간 힘 있는 ‘칼군무’로 ‘격정아련’이란 표현을 만들어냈던 여자친구는 이번에 한편의 뮤지컬 같은 안무로 시선을 끌었다. 은하는 “가사와 제목을 살린 퍼포먼스가 특징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춤으로 이야기하는 듯 가사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연의 진행을 맡은 방송인 김신영은 “음악 방송에서 여자친구가 리허설을 하면 (다른 가수들이) 구경하러 갈 정도”라며 감탄했다.
△ “빅히트와 협업, 이야기 탄탄해져”
‘회:레버린스’는 여자친구의 소속사 쏘스뮤직이 그룹 방탄소년단이 속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레이블로 합류한 뒤 나오는 음반이다. 빅히트를 이끄는 방시혁 프로듀서와 빅히트 사단의 아도라(ADORA), 프란츠(FRANTS)가 작사·작곡에 참여했고, 음반 비주얼 콘텐츠도 빅히트와 쏘스 뮤직의 협력을 통해 만들어졌다. 방시혁은 스태프들에게 ‘여자친구에겐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매력이 있으니, 그 매력을 살릴 수 있는 콘텐츠로 발전해나갔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고 한다.
엄지는 “빅히트와의 협업으로 음반에서 이야기하려는 내용이 탄탄해졌고, 콘텐츠들도 유기적이고 견고해졌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소원은 “방시혁 PD님을 포함한 모든 직원 분들께서 우리 음반에 정말 신경 써주셨다”며 “음반을 준비할 때부터 지금까지 매우 만족하고 있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설레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 사진=쏘스뮤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