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에 대한 제주 무사증 입국제도가 일시 중단된다. 확산일로에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때문이다. 중국은 정부 차원은 아니지만, 주제주중국총영사의 입을 빌어 “이해한다”는 사뭇 의외의 입장을 밝혔다.
3일 오전 9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환자는 15명까지 늘어났다. 전 세계 확진환자는 총 1만7363명(사망 362)으로 집계되었고, 이는 당분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는 지난 2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대응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오는 4일부터 중국 후베이성을 2주 이내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무역, 자본, 기업, 산업, 관광 분야에서의 영향력이 상당함을 고려할 때, 정부의 이러한 결정이 나오기까지 적잖은 고심이 있지 않았겠냐는 추론이 가능하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제주특별법’에 따른 무사증 입국제도의 일시중단 조치이다. 제주도가 중국 관광객 적극 유치를 위해 상당히 오랜 기간 공을 들여왔음을 고려할 때, 당장 예상되는 피해도 적지 않을 터. 그럼에도 이번 결정을 도가 수용한 것은 감염증 확산에 대한 도민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펑춘타이 주제주중국총영사는 3일 “한국 정부와 제주도의 결정을 이해한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다만, 펑춘타이 총영사는 영사는 중국 정부의 이번 사태 극복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 총영사관도 신종 코로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제주도와 출입국·외국인청과 정보교류를 하고 있다”며 “중국에 지지와 도움을 준 제주도와 도민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무사증 제도 일시 중단과 관련해 우리 정치권에서는 환영한다는 입장이 나욌다. 더불어민주당 제주특별자치도당 위원장 오영훈 의원은 “국민 안전을 위한 ‘제주 무사증 입국제도 일시중단’이라는 정부의 발 빠른 대처를 환영하며, 대한민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하루속히 종식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계 경제가 신종코로나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데, 관광객 감소로 인한 지역 경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강력한 후속조치를 빠른 시일 안에 마련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