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쿠키뉴스] 최재용 기자 = “답답하게 무슨 동인지 알려줘야지. 수성구·북구가 얼마나 넣은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확진자가 대구를 다녀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와 맘카페에서는 답답함과 불안감을 호소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수성구와 북구는 확인되지 않은 특정 동은 물론, 아파트 이름까지 거론되고 있어 시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5일 지난 5일 17번 확진 남성이 지난달 24일부터 이틀간 대구 수성구와 북구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대구시에 따르면 확진자는 지난달 24일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오후 2시 24분쯤 동대구역에 도착해 택시를 이용해 본가인 수성구로 이동, 하룻밤을 보낸 뒤 다음 날 북구 처가로 갔다. 이후 택시로 동대구역으로 가 오후 9시 26분 SRT를 타고 서울로 갔다.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확진자의 동선과 접촉한 가족들의 정보, 2차 감염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은 페이스북 ‘실시간 대구’에 “확진자가 대구를 다녀간 지 이미 11~12일이 경과한 상황이므로 이 확진자와 접촉했던 사람이 8일까지 증상이 없다면 감염 위험에서 걱정 안해도 된다고 하니 우왕좌왕하지 말고 예방수칙 잘 지켜가면서 두고 보자”고 제안했다.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가장 큰 걱정거리는 아이들의 등원문제다. 맘카페 회원들은 불안감에 등원을 주저했다. 또 일부 학부모는 당분간 아이와 함께 대구를 떠나있겠다고 뜻을 알리기도 했다.
‘대구맘 365’의 한 회원은 “그동안 대구에서는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서 마스트를 끼고 등원했지만, 우리 동네를 다녀갔다는 소식을 들으니 너무 불안하다”며 “내일부터 유치원은 쉬고, 학습지도 당분간은 연기해야 겠다”고 말했다.
아이를 달리 맡길 데가 없는 부모들은 어린이집에 보내자니 불안하다면서도 직접 돌볼 수도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6살 아들을 둔 워킹맘이라고 소개한 한 회원은 “요즘 갑자기 어린이집에서 독감이 유행이라는데 분명 독감이 맞겠지만 찝찝하고 걱정된다”면서도 “맞벌이라서 아이를 봐줄 사람도 없고 그저 답답할 뿐이다”고 하소연했다.
비난의 대상이 아님에도 확진자 개인 대한 비난도 이어졌다. 확진자가 대구를 방문했을 당시 감기증상을 보였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민폐다”, “미친*” 같은 글이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포털에 “감기증상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전화를 걸어야지 왜 돌아다니는지 진짜 이해를 못하겠다”며 “그러니까 계속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거 아니냐”고 했다.
대구시의 확진자 동선 발표가 ‘늦장대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대구시는 확진자가 지역을 다녀갔다는 소식을 알리기 하루 전인 지난 4일 신종코로나 예방 수칙과 관련된 문자를 발생했다. 이를 두고 시민들은 대구시가 확진자 소식을 알면서도 쉬쉬한 것이 아니냐며 불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또 경기도 구리시가 17번 확진자의 이동 경로를 구체적으로 발표한 반만 대구시는 정확한 행정구역을 밝히지 않고 있어 정보공개가 소극적이라는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수성구 시지에 살고 있는 주부 이모(39)씨는 “대구시가 안내 문자 보내기 전날까지도 수성구 **동과 북구 **동에 보건소 직원들이 자주 보이고, 소독을 엄청 했다던데 알면서도 쉬쉬한 거 아니냐”며 “어차피 소문 다 났는데 정확하게 무슨 동인지 밝혔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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